대명소노,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추진…항공업 진출(종합3보)
티웨이항공에 경영개선요구서 발송…주주명부 열람등사도 요청
2세 서준혁 회장, 항공업 진출 의지 강해…이사 후보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도 확보하면 두 항공사 합병도 고려"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국내 최대 리조트 기업인 대명소노그룹이 항공업 진출을 위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과 업계 내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의 지주회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0일 티웨이항공 정홍근 대표에게 경영 개선 요구서를 전달하며 본격적인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이 요구서에는 경영진 교체, 유상증자 등 티웨이항공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의 부족한 정비 비용과 인력, 항공 안전에 대한 낮은 인식, 국토교통부의 개선 지시 비율 등을 지적하며 이를 브랜드 이미지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신규 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를 재구성해 운영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확장? 합병 구상까지 밝혀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경영권 확보가 티웨이항공의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이 2대 주주(26.77%)로서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대명소노그룹은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확보 가능성도 언급하며 두 항공사의 합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노선 중복이 없다는 점을 들어 합병 시 중·단거리와 장거리 노선을 모두 아우르는 항공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업계에선 이러한 계획이 실현 가능성과 타당성을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미 에어프레미아의 11% 지분을 확보하고, 추가 지분 매수를 위한 콜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프레미아의 최대 주주인 AP홀딩스와의 협력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티웨이항공 위기 진단에 대한 과도한 해석?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의 항공 안전 문제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근거로 경영권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의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명소노그룹이 항공업 진출을 위해 티웨이항공의 경영 상황을 과장되게 묘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단순히 경영 개선보다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세 경영의 실험대, 무리한 확장 우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은 이번 항공업 진출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합병을 통해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명소노그룹의 본업인 리조트 및 호텔 사업과 항공업 간의 시너지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서 회장이 과거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재도전이 과거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무리한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비판과 우려 속의 항공업 진출
대명소노그룹은 국내 최대 리조트 기업으로, 국내외 호텔·리조트 사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업 진출은 기존 사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리스크를 수반한다.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의 논란과 업계 내 우려를 잠재우지 못한다면,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대명소노그룹이 항공사 합병 및 확장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이지만, 장기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항공업의 특수성과 높은 변동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확장은 그룹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와 에어프레미아 합병을 둘러싼 대명소노그룹의 행보가 한국 항공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와 고객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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