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분양 참패... 조직분양 돌입에 기존 계약자 반발 예상

대우건설이 분양한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저조한 계약률로 결국 조직분양 선택

bizcheck114@naver.com 승인 2024.10.10 15:27 의견 0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분양을 위한 견본주택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 단지에선 미계약이 속출해 조직분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체크=홍혜연 기자] 경기도 용인에서 대우건설이 야심 차게 선보인 대형 아파트 프로젝트,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가 예상을 크게 밑도는 분양 성과로 인해 결국 조직분양을 선택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분양 초기부터 청약 경쟁에서 고전한 이 프로젝트는 현재 계약률이 2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남은 물량의 처리를 위해 분양대행사를 통한 조직분양에 의존하는 상황에 놓였다.

조직분양은 분양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때 사용되는 응급처방 격의 방법으로, 시행사가 분양대행사에 일정 수수료를 지급해 계약을 성사시키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가구당 분양가의 1~5%에 해당하는 수수료가 지급되며,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대행사에 큰 금액이 들어갈 수 있는 방식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이 방법을 선택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직분양이 실패할 경우다. 이 경우 대우건설과 시행사는 할인분양이라는 또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할인분양은 기존 계약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기존 계약자들은 자신들이 지불한 가격보다 낮은 금액에 신규 계약자들이 아파트를 계약할 경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기존 계약자들의 집단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는 총 3,72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이번에 분양된 1단계 1,681가구가 청약 실패와 계약 부진에 직면해 있다. 특별공급과 1순위, 2순위 청약에서도 미달을 면치 못하며 분양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계약률이 20%를 넘지 못하면서 분양 성공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진 상태에서, 결국 조직분양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분양 실패의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지목되고 있다. 첫째는 높은 분양가다.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는 3.3㎡당 1,900만원대로, 인근 시세에 비해 10% 이상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었다. 이러한 높은 분양가는 지역 수요자들의 외면을 불렀고, 분양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둘째로는 인허가 과정에서의 문제점이다. 용인시 전직 공무원의 이권 개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인허가 과정에서의 편법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었다. 이로 인해 분양 초기부터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이 프로젝트의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의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시공을 포기할 것을 권고했으나,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시행사 대표와의 인연을 이유로 프로젝트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정완 사장과 시행사 대표는 과거 대우건설 주택사업부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깊은 관계로, 이러한 인연이 사업 추진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백 사장은 분양가 평당 1,700만원까지는 대우건설이 책임지고, 그 이상은 시행사가 가져가는 형태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분양 실적으로 인해 시행사의 수익 전망이 악화되었으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만약 조직분양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할인분양에 돌입할 경우, 대우건설과 시행사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번 분양 실패는 용인의 반도체클러스터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무리한 분양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클러스터 특수를 기대하고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으나, 예상보다 낮은 수요와 주변 여건 악화로 인해 분양 실패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른 건설사들도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분양을 시도했으나, 계약률 저조로 인해 대우건설과 유사한 분양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용인지역 개발 붐을 기대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가웠다.

이러한 상황은 삼성전자가 지난 9월 평택 반도체클러스터 추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용인과 이천 지역의 반도체 단지 프로젝트들도 이에 따라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러한 개발 중단은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와 같은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특수 효과를 기대하며 무리하게 분양을 시도한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 실패의 고배를 마시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분양 실패가 초래한 조직분양과 할인분양 논란은 지역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과 시행사와의 갈등, 향후 소송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는 지역 내에서 큰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의 분양 시장과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우건설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혜연 기자 hongyang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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