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콜 절반 이상 소프트웨어 결함 때문…정동영 의원 "미래차 정책 지원 시급"

정구학 기자 승인 2024.10.10 11:14 의견 0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며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리콜 사유의 절반 이상이 소프트웨어 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기술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며, 산업 전반에 걸쳐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자동차리콜센터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리콜 및 무상 수리 차량 중 소프트웨어 결함의 비율은 2013년 0.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7월 기준 52.2%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자동차 리콜 사유에서 소프트웨어 문제가 하드웨어 결함을 추월한 것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안정성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동영 의원은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이동수단(SDV·Software Defined Vehicle)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차량의 많은 기능이 전자적 제어에 의존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오류가 주행 안전성과 차량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SDV 시장은 지난해 이후 연평균 9.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의원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미래차 관련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추진 중인 기업은 37.7%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소기업의 비율은 15.9%에 그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관련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자동차의 설계와 제조뿐 아니라, 유지관리와 안전성 관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중심의 리콜은 주로 엔진, 브레이크, 서스펜션과 같은 물리적 부품의 결함을 다루어 왔으나, 최근의 리콜 사례는 차량의 제어 시스템, 주행 보조 기능, 안전장치 등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한 것이 많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비중이 커지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버그 수정이 차량 유지관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문제가 차량의 전반적인 성능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제조사들의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의원은 "미래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산업 전반에 걸친 지원과 규제 정비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소기업과 중견기업이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R&D 지원을 확대하고,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 결과는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관련 부품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정 의원은 "자동차 리콜 사례에서 보듯,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이 곧 차량의 품질과 안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와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SDV)의 시장 성장과 함께 리콜 사유가 소프트웨어 결함에 집중되는 현상은, 향후 자동차 산업이 단순한 기계적 조립을 넘어 복잡한 소프트웨어 관리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 의원의 지적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와 관련 부처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나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어, 정책적인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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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의원 [의원 홈페이지]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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