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3E 12단 세계 최초 양산 돌입

고성능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AI 반도체 시장 지배력 강화

이은주 기자 승인 2024.09.26 10:14 | 최종 수정 2024.09.26 10:16 의견 0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SK하이닉스(대표이사 박정호)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제품인 HBM3E 12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신제품은 기존 8단 제품보다 50% 높은 용량을 구현하면서도, 동일한 두께를 유지해 기술적 난제를 극복한 혁신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6일,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공식 발표했다. 이 제품은 최대36GB(기가바이트) 용량을 자랑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제공한다. 기존 HBM3E 제품이 3GB D램 단품 칩을 8개 적층해 24GB 용량을 구현했던 것과 달리, 이번 12단 제품은 이를 뛰어넘는 성능으로 고성능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번 HBM3E 12단 제품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HBM 제품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킨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1세대를 선보인 이후, 매 세대 제품을 시장에 공급해온 유일한 기업으로, 이번 12단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에서도 선도적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HBM3E는 HBM3의 확장 버전으로,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의 동작 속도를 현존 최고 속도인 9.6Gbps로 끌어올려, AI 메모리에서 필수적인 속도와 용량, 안정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켰다. SK하이닉스는 이번 HBM3E 12단 제품을 연내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번 제품의 혁신적인 기술력 중 하나는 기존 8단 제품과 동일한 두께로 12단을 적층해 용량을 50% 확대한 점이다. 이를 위해 D램 단품 칩을 기존보다 40% 더 얇게 만들고,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을 활용해 수직 적층함으로써 고난도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자사의 핵심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방열 성능을 10% 향상시켰으며, 제품 안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한 휨 현상 제어 기술도 도입했다. 이러한 기술적 성과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는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담당 사장은 "이번 12단 HBM3E 제품의 양산은 SK하이닉스가 다시 한번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며, AI 메모리 리더로서의 면모를 입증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공급자로서의 위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12단 HBM3E 제품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뿐만 아니라, 향후 AI 기반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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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한 HBM3E 12단 신제품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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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한 HBM3E 12단 신제품 [SK하이닉스 제공]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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