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의 한미약품 가족분쟁, 형사고소까지…갈 데까지 가나?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 고소…분쟁 격화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업무방해금지 가처분도 신청

이은주 기자 승인 2024.11.26 12:10 | 최종 수정 2024.11.26 12:1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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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연합뉴스]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한미약품과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간의 갈등이 형사고소로까지 이어지며 가족 내 경영권 분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한미약품은 25일 서울경찰청에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고 26일 밝혔다. 고소장에는 임 대표가 임직원을 동원해 한미약품의 재무회계, 인사, 전산업무 등 경영활동을 방해했다는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회사는 임 대표가 별개 법인인 한미약품의 대표이사 업무를 방해하고, ▲무단 인사 발령 및 시스템 조작 ▲대표이사 권한 제한 및 강등 시도 ▲홍보 예산 집행 방해 등 위법 행위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은 수개월간 방해 행위 중단과 업무 정상화를 요청했지만, 임 대표와 한미사이언스 측의 간섭은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제한하고 혼선을 초래하는 행위는 형법 제314조에서 규정한 '위력'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맞고소로 번진 갈등

이번 고소는 한미사이언스가 이달 중순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와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 대표의 행동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필요 시 한미사이언스의 다른 임직원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한미약품은 전날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한미사이언스와 관련 인사 6명을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신청 내용에는 "위반 시 연대 책임으로 1회당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조항도 포함됐다.

◇임시 주총으로 표대결 예고

이번 갈등은 오는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 형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연합해 이사 정원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 등 경영권과 관련된 안건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양측의 공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미그룹 내 갈등은 가족 간 분쟁에서 경영권 다툼으로 확산되고 있다. 갈등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 한미약품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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