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 구씨와 허씨 등 오너家 3,4세 등장...재계 세대교체

오너가 3·4세 전면 등장에 따른 젊은 리더십의 장단점은?
기존 경영 체제 혁신, 새 먹거리 찾으려는 오너가의 의지
세대교체로 나이 많은 기존 임원들은 좌불안석, 경영불안 요소

이은주 기자 승인 2024.11.26 11:17 | 최종 수정 2024.11.26 11:39 의견 0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HD현대 제공]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최근 대기업 정기 인사에서 80년대생 오너가 3·4세들이 잇따라 경영 전면에 등장하며 재계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구형모 LX MDI 사장, 구동휘 LS MnM COO, 허서홍 GS 부사장 등 구씨·허씨·정씨 오너 일가의 젊은 경영자들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준비를 마쳤다.

이들의 빠른 승진과 경영권 강화는 기존 경영 체제를 혁신하고, 새로운 먹거리와 기업 문화를 구축하려는 재계의 변화 의지를 반영한다.

◇구씨·허씨의 약진, 빠른 승계 배경은?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는 LX그룹의 구형모 사장이다. 1987년생인 그는 LX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리더로, 그룹의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경영개발원 LX MDI의 대표를 맡아왔다. 이번 승진으로 그는 그룹 내 경영 전반을 깊이 이해하며, 승계 작업에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S그룹의 구동휘 COO도 이번 인사에서 주목된다. 1982년생으로 LS 오너가 3세인 그는 LS MnM 최고운영책임자로서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이번에 CEO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며,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주도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허씨 오너 일가에서는 GS그룹의 허서홍 부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1977년생인 그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으로, GS리테일 경영전략 서비스 유닛장을 맡아왔다. 허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대표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며, GS그룹 오너가 4세의 경영 전면 데뷔를 예고하고 있다.

◇정씨 오너가, HD현대의 새로운 도약 준비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범현대가'의 대표적 3세 경영자로, 이번 인사에서 그룹 내 최연소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82년생인 그는 2009년 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해 이후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룹은 그를 통해 친환경 및 디지털 혁신,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세대교체로 나이 많은 기존 임원들 좌불안석

이번 세대교체 바람은 기존 고위 임원들에게 위기감을 안기고 있다. 젊은 오너가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며 빠르게 권한을 확대하는 가운데, 기존 임원들은 조직 내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너가의 새로운 리더십은 효율성과 혁신을 강조하며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경영 의사결정 구조가 변화하며,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그룹을 이끌던 나이 많은 임원들이 중심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리더십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연공서열 중심의 기존 체제가 빠르게 와해되고 있다"며 "이에 적응하지 못한 임원들 사이에서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안 속에서도 일부 임원들은 젊은 오너가들과 협력하며 그들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는 자신들의 경험과 전문성이 충분히 존중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구형모 LX엠디아이 대표이사 사장 [LX그룹 제공]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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