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부실 사업' 구조조정에 암초 만났나?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 매각 협상 결렬…"다른 투자자와 협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철회 공시…기업가치 놓고 이견 못 좁힌 듯

이은주 기자 승인 2024.11.20 18:1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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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효성 제공.]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효성화학이 추진 중이던 특수가스 사업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 효성화학은 20일 공시를 통해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컨소시엄(이하 스틱·IMM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사업 매각 계약 체결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며, "현재 다른 투자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매각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은 지난 7월 11일, 스틱·IMM 컨소시엄을 특수가스 사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매각 대상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의 지분 100%로, 매각가는 약 1조3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스틱·IMM 컨소시엄이 매각가를 1조 원 이하로 낮출 것을 요구하면서 양측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은 최근 몇 년간 업황 악화와 대규모 시설 투자로 인해 심각한 재무 악화를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는 2조6천413억 원에 이르며, 자본총계는 325억 원으로 작년 말 619억 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구조조정과 현금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3분기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는 3조1천782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9천779%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수가스 사업 매각을 통한 재무 안정화가 핵심 과제로 부각됐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필수적인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며, 연간 8천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세계 3위 생산량을 자랑하며, SK스페셜티(1위)와 중국 페릭(2위)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협상 결렬로 효성화학의 구조조정 작업은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투자자 유치를 통해 사업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효성화학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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