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앞에 피도 눈물도 없다...난타전 거듭되는 한미약품 가족 간 분쟁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 고발 예고…"무고 등 혐의"
'3인 연합' 등 고발한 한미사이언스에 '맞고발' 대응…분쟁 격화

조언영 기자 승인 2024.11.20 18:13 의견 0
한미약품 [한미약품 제공]

[비즈체크=조언영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임종훈 대표 등 주요 관계자를 무고, 업무방해,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경영진을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양측 간 경영권 분쟁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미약품은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한미사이언스가 자사 임직원을 잇달아 고발하면서 임시 주총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또한 "왜곡된 정보로 주주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처음으로 고발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 등 관계자를 무고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업무방해와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고발장을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이 같은 대응은 한미사이언스가 앞서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등 경영진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8일 박 대표를 고발한 데 이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구성된 '3인 연합'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또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지난 13일 최대 주주인 코리그룹의 한성준 대표와 함께 송 회장 및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 형제가 한 축을 이루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하는 '3인 연합'이 또 다른 축으로 대립하는 구도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정원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을 두고 양측 간 표 대결이 예상되며, 다음 달 19일에는 박 대표 해임 안건을 포함한 한미약품 임시 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분쟁은 가족 간 대립을 넘어 주주권 행사 및 경영 구조를 둘러싼 난타전으로 번지고 있어 그룹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조언영 기자 gyuri367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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