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보다 '실리' 택한 포스코, 45년 역사의 포항 1선재공장 폐쇄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속 수익성 개선 나서

홍선기 기자 승인 2024.11.19 18:24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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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 [포스코 제공]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포스코가 45년 넘게 가동해온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의 문을 닫았다. 이는 글로벌 철강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수익성을 개선하고 효율화를 이루기 위한 포스코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이 45년 9개월간의 생산을 마치고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1979년 2월 가동을 시작한 이래, 두 차례 설비 합리화를 통해 2,800만 톤의 선재(wire rod) 제품을 생산해왔다.

선재는 철강 반제품을 선 모양으로 뽑아낸 중간 소재로, 강선, 와이어로프, 용접봉 등 다양한 산업재에 사용된다. 특히 1선재공장 제품은 못·나사 같은 기초 산업재는 물론 타이어코드와 비드와이어 같은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로도 활용되며 국내외 산업에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철강 시장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세계적으로 철강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시장을 잠식하며 국내 철강업체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1선재공장은 설비가 노후화된 데다,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번 폐쇄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설비 폐쇄를 넘어 포스코의 미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코는 공급 과잉 문제에 대응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노후 설비의 합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친환경 철강재 생산 확대 및 신사업 진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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