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KT·두산 SI 계열사 불공정 하도급에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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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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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체크=이은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KT와 두산의 시스템통합(SI) 사업부문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하도급 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초 KT DS와 두산의 정보시스템 계열사를 비롯해 SK, 한진정보통신, DB Inc. 등 주요 대기업의 SI 계열사들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각 기업의 본사와 SI 계열사 사무실에 조사관을 파견해 하도급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SI 사업부가 중소기업과의 계약에서 서면 없이 구두로만 계약을 체결하거나,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등 하도급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신고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SI 사업은 대규모 정보시스템의 개발과 구축을 맡는 분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이 빈번히 이뤄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소 하도급 업체들이 불공정 행위를 당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KT DS와 두산의 SI 사업부는 대기업 특유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중소 하도급 업체들에게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강요하거나, 대금 지급을 지연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과의 구두 계약은 하도급 업체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면 계약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공정위는 조사 초기 단계임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사안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조사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대기업 SI 부문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하도급법에 따르면 원사업자가 하도급 업체와의 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대금 역시 계약서에 명시된 기한 내에 지급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징금 부과와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KT와 두산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내부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정위의 조사가 SI 사업부의 하도급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중소기업의 권익을 보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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