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건축물 이야기> (4) 하늘을 달리는 물...로마의 위대한 도전, 로마 수도교와 수돗물

bizcheck114@naver.com 승인 2024.11.18 10:29 의견 0


[비즈체크=박용설 역사칼럼니스트] 2300년전에 요즘 같은 수돗물이 있었다면?

문명의 발달과 함께 로마시로 몰려드는 인구과밀은 주택문제를 비롯 여러 가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었는데 특히 식수와 생활용수 부족은 가장 시급히 해결되야할 최우선 과제였다.

여기에 재무관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가 수도물 계획을 발표 했을때 모두 불가능하다며 심지어 미쳤다고 한사람도 있었다.

산넘어 50km 밖에서 맑은물을 도시까지 끌어온다고 했으니 말이다.

“어떻게?”

“하늘로?”

2300년전 파이프도 없고 동력은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라 시민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해냈다.

BC312년 16.4km의 첫 번째 수돗물 ‘아쿠아 아피아’가 개통된 것이다.

산속의 샘이 있는곳에 저수지를 만들고 수로를 건설하여 도시까지 흘려 보내왔다.

평지나 계곡에는 수도교를 세우고 산지는 터널을 건설하여 햋빛에 노출되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도시까지 흘러들게 하였다.

수로의 백미는 경사도다. 10m를 가는데 겨우 2cm만 낮아지게 설계한 것은 현대에도 어려운 공법인데 물을 빠르지도, 천천히 흐르지도 않게 하는 로마인의 지혜었다.

‘아쿠아 아피아’ 개통 이후에도 끊임없이 10여개의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여 하루 공급량이 현대의 2배에 달하여 목욕장,분수,수세식화장실, 심지어 개인주택에는 수영장까지 있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긷는곳.

무료로 깨끗한 물이 충분히 공급되면서 위생적 환경이 조성되어 콜레라, 장티푸스등 수인성 전염병으로 부터 벗어나 평균수명증가와 더불어 인구증가에 기여하였다.

속주 전역에 수도가 보급되어 제국 전체가 풍부한 물로 요즘같은 문화생활을 누리게 된다.


‘아쿠아 베르기네’수도의 끝자락인 ‘트레비분수’는 지금도 서민들의 물동이로 물을 긷던 흔적이 남아있다. 오늘도 관광객들은 뒤로 동전 던지기에 열심이다.

가장 규모가 큰 ‘카라칼라 욕장’에 남아 있는 바닥 타일이 옛적 화려함을 증명한다.

로마시대 욕장은 목욕,도서관,카페등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서민들의 종합사교장 이었다

수세식 공중화장실.

늘어난 물사용양 만큼 지하를 거미줄처럼 연결한 하수도 까지 정비되어 현대에 버금가는 상,하수도 완비로 진정한 SPQR이 완성된 것이다.

로마제국의 멸망 함께 수돗물이 대부분 파괴되고 수도건설 기술까지 끊긴다.

깨끗한물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페스트,콜레라등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하여 중세 유럽인구의 2/5가 사망하는등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었다.

오늘날에도 깨끗한물 없는 지역은 여전히 질병과 싸운다.

깨끗한물은 시대를 초월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산업혁명이후 1850년 영국 런던에서 고대로마와 똑같이 도시인구집중 문제로 수도가 건설되기 시작한다.

로마 수도가 파괴된지 1400년만의 일이다.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 된다.”는 투키디데스의 말처럼.....

박용설 역사 칼럼니스트 finder5300@hanmail.net

금융회사에 30년간 근무하고 마라톤을 뛰고 있다.

로마사에 흠뻑 빠져 관련책을 섭렵하고 있으며 고대로마의 역사현장에 가서 배우기 위해 로마와 그리스등에서 직접 ‘한달살기’ 체험을 하면서 공부하는 열혈 역사 연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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