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가치 외면’ 한화그룹 승계 논란, 책임은 누구에게?

ESG연구소 "한화, 주가부양 동기↓…주주친화적 경영승계 필요"
"'삼형제 지분 100%' 한화에너지로 승계 기반 완성…㈜한화와 합병 유력"
"한화에너지, 고려아연 보유 ㈜한화 지분 사들이며 지배력 강화"

이은주 기자 승인 2024.11.12 11:43 의견 0
한화 [연합뉴스]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한화그룹의 승계 작업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주회사 격인 ㈜한화(000880)의 주가 부양 동기가 결여된 채 일반 주주의 이익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한국ESG연구소의 보고서를 통해 제기됐다.

연구소는 12일 ‘한화, 주주 친화적 경영승계 필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이익을 철저히 배제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동일인 2세(김동관·김동원·김동선)가 지분 100%를 소유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는 주가 부양 의지를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일인 2세, 1300억으로 그룹 지배 구조 완성"

한화에너지는 3형제의 지분 100%를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그 출발은 2001년 김승연 회장과 ㈜한화의 초기 자본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수차례의 합병과 분할을 통해 현재의 지배 구조를 완성했다. 연구소는 "이 과정에서 그룹의 후계자들은 1300억 원에 불과한 자본으로 그룹 전체의 승계 기반을 손에 넣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구조는 일반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고 주장했다.

◇상호주 거래, 주주 가치 훼손의 시한폭탄

보고서는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인수한 사건에도 주목했다. 상호주가 부적절하게 활용될 경우, 이는 경영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자기주식 매입과 상호주 형성은 주주의 이익을 위한 투명한 절차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주행동주의 부상, 한화그룹의 응답은?

최근 주주행동주의가 힘을 얻으며 시장은 주주 가치를 외면하는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그룹의 경영 행보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기업의 승계 과정에서 주주와의 소통과 신뢰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한화는 지금이라도 일반주주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반 주주들의 권익이 지속적으로 침해되는 상황에서 한화그룹의 침묵이 또 어떤 논란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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