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임원 인사에 칼바람 분다”… 실적 저조 속 역대 최대 임원 수 기록
글로벌 헤드헌팅기업 유니코써치,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숫자 및 연령대 조사
'1970년대 출생' 임원 비중 60% 돌파…내년 MZ 임원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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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6 11:47 | 최종 수정 2024.11.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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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체크=이은주 기자]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들이 실적 저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임원 수를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7,400명대로 늘린 것으로 조사되며,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의 조사에 따르면, 상장사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 내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 수는 작년 대비 0.8% 증가한 7,404명에 달했다. 이 같은 증가는 실적 하락과 상반되는 움직임으로, 경영 성과는 하락했으나 임원 수는 확대되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매출 하락과 영업이익 급감 속 임원 확대
2022년과 비교해 작년 100대 기업의 매출은 1,417조 원에서 1,345조 원으로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58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48% 급감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경영 성과 부진 속에 임원 수를 늘려 기대했던 변화는 미미했다”며, “올해 연말과 내년 초에는 임원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7,212명에 달했던 임원 수가 이듬해 6,928명으로 200명 이상 감소했던 사례가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임원 연령대 교체와 MZ세대 부상
임원들의 연령대 변동도 주목할 만하다. 1970년대생 임원은 올해 처음으로 60%를 돌파하며 세대교체의 흐름을 주도했다. 최근 1년 사이 19731975년생 임원은 250명 이상 증가했으며, 19671969년생 임원은 180명가량 줄어들었다. 1960년대생 임원 비중은 2019년 74.1%에서 올해 36.6%까지 감소한 반면, 1970년대생은 20.9%(2019년)에서 60%(2024년)로 급증하며 세대 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1980년대생 임원도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내년에는 MZ세대 임원이 200명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CEO급 사내이사 중에서도 1960년대 후반 출생자가 초반 출생자를 앞서며 리더십 세대교체가 뚜렷했다. 1984년생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은 100대 기업 중 가장 젊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칼바람 예고… 구조조정 압박 커질 듯”
김혜양 대표는 “임원 확대 정책이 예상보다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기업들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임원 수를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임원진의 축소와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연말 임원 인사에서는 대대적인 칼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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