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전출 압박 논란에 결국 사과… 내부 갈등 봉합될까
김영섭 대표 "현장관리 신입채용 재개"... KT 새 노조 "전출 강요 사례에 대한 전수 조사 요구"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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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4 16:02 | 최종 수정 2024.11.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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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체크=이은주 기자] KT의 김영섭 대표가 최근 불거진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의 전출 압박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는 고위 임원의 강압적인 발언이 촉발한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CEO가 직접 수습에 나선 것이다.
◇전출 압박 발언의 전말
이번 논란은 안창용 KT 부사장이 전출 대상자 설명회에서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안 부사장은 "시간이 지나면 모멸감과 자괴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표현으로 직원들에게 자회사 전출을 권유하며 강한 반발을 샀다. 이에 KT노동조합은 "직원들에 대한 강요와 압박을 멈추라"고 강하게 대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영섭 대표는 4일 사내 방송에서 특별 대담을 열고 "최고경영자로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대담에서 고충림 인재실장도 "일부 관리자들이 압박을 가한 사례가 있었다"며 사실을 인정하고, 규정에 따라 문책할 것을 시사했다.
◇KT의 인력 구조 혁신, 그 배경은?
KT의 구조조정은 변화하는 통신 업계의 환경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김영섭 대표는 "국내외 통신사들이 수년간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며 "지속적인 혁신이 없다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장 인력의 70%가 50대 이상이라는 점에서 인력의 세대 교체와 효율적 운영이 절실한 상황이다.
KT는 현장 관리 인력의 구조조정을 위해 1만3천 명 중 일부를 자회사 전출시키고, 앞으로 신입 인력을 채용해 업무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이번 조치로 자회사 전출이 본사와 큰 경제적 차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와의 긴장, 과제는?
KT노동조합과 소수노조인 KT새노조는 회사의 자회사 전출과 구조조정 과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KT새노조는 사측의 전출 강요 사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요구하며, 잔류 직원의 업무와 교육 계획을 명확히 하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반응은 자발적 전출이라는 명분이 실제로는 강제성이 있는 조치로 비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충림 인재실장은 이번 대담에서 자회사 전출에 대한 우려를 덜기 위해 "부족한 인력은 신규 채용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본사에 남는 직원들은 향후 IT 영업과 관련된 새로운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김영섭 대표의 사과, 진정성 인정받을까?
김 대표의 사과는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이번 구조조정이 장기적 관점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는 대담을 마무리하며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과정이었지만, 직원들의 걱정을 야기한 점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KT의 이번 조치는 앞으로 조직의 신뢰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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