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현대건설, ESG 평가서 안전 부문 등급 하향…건설 현장 안전 관리에 '빨간불'

홍선기 기자 승인 2024.10.30 15:57 | 최종 수정 2024.10.30 16:01 의견 0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왼쪽)이 지난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예방, 기념 촬영하고 있다.[대우건설 제공]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올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안전(S) 부문 등급 하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실시한 최근 평가에서 현대건설은 A+에서 A로, 대우건설은 A+에서 B+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건설업계 내 주요 기업들이 근로자의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이번 등급 하락은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난 29일 ESG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두 건설사의 사회(S) 부문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 ESG 등급에서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모두 A 등급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근로자 사망 사고가 사회적 책임 부문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만큼, 안전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ESG 평가의 새로운 흐름을 반영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건설 현장 안전 관리 소홀, 사회적 책임 평가에 타격

이번 평가에서 대우건설은 A+ 등급에서 두 단계 하락한 B+ 등급을 받았고, 현대건설은 A+에서 A로 한 단계 하락했다. 올해 두 건설사 모두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 체계의 미흡함이 지적되었고, 이는 ESG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건설 현장에서 5명의 근로자가 사망했으며, 현대건설에서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영역에서 큰 감점 요인이 되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이 산업 전반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었고, 특히 건설업에서는 안전이 매우 중요한 사회적 책임 항목”이라며 “근로자의 안전 관리가 미흡할 경우 ESG 등급 하락은 물론 향후 사업 계약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안전 부문 평가 강화…건설업계의 현장 개선 요구

올해 건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안전사고는 ESG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SG 평가에서 ‘S(Social, 사회적 책임)’ 부문은 안전, 인권, 노동자의 권리 보호 등을 주요 항목으로 평가하며, 근로자 사망 사고와 같은 중대한 문제는 사회적 책임 영역에서 큰 감점 요인이다. 두 건설사는 통합 평가에서는 A 등급을 유지했으나, 안전사고가 지속된다면 전체 ESG 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올해 건설업계 평가에서 건설 현장 내 안전사고 발생 여부를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설정했다. 건설업은 타 업종에 비해 고위험 작업이 많고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아 ESG 평가에서 안전 관리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ESG 경영 강화가 요구되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안전 관리 체계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건설사의 과제…안전 관리 강화와 사고 예방 시스템 마련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이번 ESG 등급 하향을 계기로 현장 안전 관리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개선 조치뿐 아니라, 사고 예방을 위한 기술 도입과 작업 환경 개선, 안전 교육 강화 등 장기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건설사들의 안전 관리 책임이 강화되면서, 책임 있는 안전 관리 체계 구축과 현장 모니터링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이번 등급 하향을 계기로 “근로자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삼는 안전 관리 체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향후 사고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추가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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