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이은주 기자] 신세계그룹 이명희 총괄회장이 자녀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에게 이마트 및 신세계 지분을 증여한 데 이어 그룹 내 계열 분리와 책임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30일 (주)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며 백화점 부문을 독립적으로 진두지휘하게 되었고,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부문을 중심으로 그룹 성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이명희 회장의 의중을 담아 그룹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 승진…계열 분리와 독립 경영 본격화
신세계그룹은 이번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정유경 총괄사장을 (주)신세계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백화점 부문에 대한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정유경 회장은 앞으로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총괄하게 되며,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부문에서 △이마트 △스타필드 △신세계푸드 등의 생활밀착형 유통사업을 이끌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의 승진은 각 부문이 독립적으로 경영하며 본연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백화점과 이마트라는 두 축을 통해 그룹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부터 계열 분리 작업을 준비해왔으며, 각 사업 영역을 나누어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을 각각 실질적 지주회사 체제로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세계그룹은 각 부문이 독립적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하며, 더욱 효율적인 경영체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희 회장, 자녀에게 지분 증여…“누구에게 더 증여할까”
이번 계열 분리와 함께 이명희 회장은 최대주주로서 자녀들에게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일부를 속속 증여하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9월 정용진, 정유경 남매에게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중 각각 8.22%씩을 증여했다. 이명희 회장의 보유 지분은 이마트 18.22%, 신세계 18.22%에서 각각 10.00%로 낮아지게 되며,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0.33%에서 18.55%로, 정유경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10.34%에서 18.56%로 높아지게 되면서 각 회사의 대주주가 되었다.
이명희 회장은 계열 분리 이후 후속 지분 증여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각각 10%)이 향후 어떻게 정리될지가 재계의 관심사다.
올해 3월 이명희 회장은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자신은 그룹 총괄회장에 올랐다.
◇신세계그룹, 계열 분리를 통한 책임경영 체제 강화…독립적 성장 기반 마련
정유경 회장의 회장 승진과 이번 계열 분리를 통해 신세계그룹은 각 부문이 독립적 경영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은 명품과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고급화 전략을 이어가며,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고부가가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용진 회장이 주도하는 이마트 부문은 유통 혁신을 통해 생활밀착형 유통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주요 도심 상권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이마트는 전국 150여 개 점포망을 통해 유통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오면서 최근 건설 및 이커머스 부문 실적 개선을 통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519억원 증가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계열 분리는 그룹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백화점과 이마트 두 부문이 각기 독립적으로 성장하면서 그룹 성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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