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별세한 이상득 의원, '투옥 후유증' 실명 상태로 오랜 투병苦
주변 인사들 "본인 감옥 생활 후유증과 동생 MB의 투옥 충격으로 시신경 잃고, 실명 상태로 지내"
동생 이명박을 대통령 만들고 '만사兄통'이란 별칭까지 얻었지만 ,쓸쓸한 말년에 권력무상 실감
정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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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10:55 | 최종 수정 2024.10.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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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체크=정구학 기자] 제17대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상득 전 의원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으로, 정치계에서 오랜 세월을 활동하며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만년에 접어들어 감옥생활의 충격과 동생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투옥이라는 큰 충격을 받아 시신경 손상으로 실명 상태에서 오랫동안 지내야 했다.
이상득 전 의원은 경상북도 영일 출신으로, 1955년 포항 동지상고를 졸업한 후 1961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9년에는 미국의 캠밸대학교에서 명예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코오롱 1기 신입사원으로 시작하여 17년 만에 코오롱 대표로 승진했으며, 산업화 초기 한국 섬유산업을 이끌며 수출을 주도한 전문 경영인으로서 주목받았다.
이상득 전 의원은 1988년 경북 영일·울릉 지역구에서 13대 국회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이후, 14대에서 18대 국회의원까지 연속 당선되며 지역사회의 신망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국회 부의장, 재정경제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등을 역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특히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개혁법의 통과가 어려워지자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라는 말로 여야의 협조를 이끌어낸 일화는 유명하다. 국회의원 시절 이상득 전 의원은 ‘미스터 위기 관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상득 전 의원의 정치 경력은 저축은행 사건으로 큰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MB정권"의 최고 실세로 불리던 이상득 전 의원은 동생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며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별칭까지 얻었으나, 말년에는 권력의 무상함을 절실히 실감했다. 정치적 실세로서의 화려한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고, 저축은행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되어 실형이 확정됐다.
2014년 6월 26일, 대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과 추징금 4억 5천여 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는 1년 2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2013년 9월에 형기를 모두 채운 뒤 출소했다.
그의 주변 인사들은 "이 전 의원이 감옥생활 후유증으로 시신경을 잃고 실명 상태에 이르렀으며, 이후 병상에서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동생 이명박 전 대통령의 투옥도 큰 충격으로 다가와, 만년의 쓸쓸함은 더욱 깊어졌다.
이상득 전 의원은 평생을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했으며, 조선왕실의궤 반환 및 리비아 억류 요원 석방 등의 외교적 성과에도 깊이 관여하였다. 그러나 화려했던 정치 인생의 끝은 고독하고 쓸쓸한 말년이었다. 그의 유족으로는 아내 최신자 여사와 자녀들 이지형, 이성은, 이지은씨가 있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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