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홍선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건설사업 관리 용역 입찰 심사에서 특정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최고점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립대 교수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 교수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억2천만원을 선고하고, 8천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이는 공공기관 입찰 과정에서 발생한 심사 비리와 뇌물 수수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책임을 물으며 중벌로 대응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뇌물 수수와 점수 조작으로 이어진 입찰 심사 비리
김 교수는 2022년 3월 LH가 발주한 건설사업 관리 용역 입찰에서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고,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로부터 최고점을 달라는 청탁을 받고 현금 8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교수는 해당 업체의 점수를 최우수 등급으로 조작한 뒤, 이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현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교수의 뇌물 수수 혐의가 밝혀졌으며, 그는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인정되어 지난 4월 구속된 상태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김 교수가 사회적 모범이 되어야 할 국립대 교수로서의 책임을 저버리고, 자신의 영향력과 권위를 악용해 뇌물 수수와 점수 조작에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정성을 유지하고 사회적 신뢰를 강화해야 할 입찰 심사에서, 국립대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적 신뢰, 직무 수행의 불가매수성을 크게 훼손한 중대한 범죄로, 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의 근거를 설명했다.
◇재판부의 중형 판결 배경: 사회적 신뢰와 공공성 훼손
재판부는 특히 뇌물수수죄가 가진 중대한 사회적 폐해에 주목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비리를 넘어, 공공기관의 입찰과 관련한 전체 프로세스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엄중히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뇌물수수죄는 공무 집행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재판부의 지적은, 김 교수가 입찰 심사에서 특정 업체에 부당한 점수를 부여한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크게 저해했음을 강조했다.
이어 재판부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사업에서 심사 위원이 대가를 받고 점수를 조작하는 것은 공공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며, LH 입찰 심사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부패와 부적절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관련자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을 통해 재판부는 LH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의 부정 심사를 근절하고,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경고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했다.
◇공공기관 입찰의 공정성 훼손에 대한 경고
재판부는 공공기관 입찰에서의 공정성이 훼손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건설사업과 같은 대규모 공공 사업에서는 입찰 심사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수주를 받은 업체가 부실한 관리와 시공을 할 가능성이 높아져 국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사업 입찰에서 부정부패가 뿌리 뽑히기를 기대한다”며 “입찰 심사와 관련한 부적절한 관행을 개선하고, 공공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법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H는 그간 건설사업 관리 용역을 포함한 다양한 공공사업을 수행해왔으나, 이번 사건을 통해 일부 입찰 심사에서 불공정 행위가 일어났음이 드러나며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이번 사건은 LH가 추진 중인 공공사업 관리의 전반적인 투명성 확보와 개선을 위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교수의 뇌물 수수 사건이 드러나게 된 배경
김 교수의 뇌물 수수 혐의는 내부 고발과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당시 특정 업체가 입찰 심사에서 기대 이상의 점수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입찰 심사 절차 전반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검찰은 김 교수의 계좌와 관련 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가 심사 직후 거액의 현금을 수령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 교수는 해당 자금을 은밀히 관리하고자 현금으로 수수했으나, 이러한 거래는 결국 심사 비리의 주요 증거로 작용했다.
김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구속되었으며, 결국 이번 재판을 통해 혐의가 인정되었다. LH 발주 입찰 심사 과정에서의 비리 혐의가 인정된 이번 사건은 공공기관 입찰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남기며,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책임감이 더욱 강조되는 계기가 되었다.
◇공공기관 입찰 심사 과정의 개선 요구
이번 사건을 계기로 LH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입찰 심사 절차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개선과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 사업에서 특정 업체에 부당한 이익을 주는 관행이 지속될 경우, 이는 공공 자원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으며,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에 재판부는 공공기관들이 더욱 철저히 입찰 심사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부정부패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기관의 입찰 심사에서 위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력히 물어야 하며, 입찰 심사에 관여한 심사위원들의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통해 공공기관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공정한 입찰 심사 절차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메시지: 공정성 확립과 부정부패 근절의 계기
이번 사건을 통해 법원은 공공사업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교수에게 선고된 징역 6년과 벌금 1억 2천만 원, 추징금 8천만 원은 공공기관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뇌물 수수 범죄에 대해 법원이 더 이상 관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법원은 이 판결을 통해 LH를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이 입찰 심사의 공정성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재확인했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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