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동아제약은 달랐다”...‘소리 없는 나눔’ 실천한 더 채리티클래식 2024

동아제약, 대회 후원하고도 대회명에 기업 이름 빼고 강정석 회장도 시상식에 전문경영인 내보내

bizcheck114@naver.com 승인 2024.10.21 14:53 | 최종 수정 2024.10.25 20:42 의견 0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동아제약 제공]

동아쏘시오홀딩스 김민영 대표이사(오르쪽)가 동아제약 소속인 박상현 프로로부터 선수기부금을 전달받고 있다.[KPGA 제공]

[비즈체크=홍혜연 기자] “다른 대회 같으면 스폰서 기업의 오너가 시상도 하고, 대회 명침에도 후원기업 이름을 넣을텐데 역시 동아제약은 다르네요.”

지난 20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CC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더 채리티클래식 2024'를 지켜본 대회 관계자와 참가 프로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동아제약의 소리 없는 ‘나눔 철학’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대회를 후원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강정석 회장(60)는 대회 위원장을 맡고도 시상식 전날인 지난 19일 대회장에 들러 참가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을 일일이 격려한 게 전부다. 강 회장은 “시상식 당일 다른 일정이 있다”며 에둘러 불참에 따른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대회장 주변에선 “동아제약이 자선행사 성격의 프로골프대회를 50년만에 다시 치르면서 일부러 몸을 낮추는 강정석 회장의 처신에서 선친인 고 강신호 회장님의 철학을 새삼 떠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강정석 회장의 '소리 없는 행보'

대회를 후원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강정석 회장은 대회 마지막 날 열린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대회장을 찾은 것은 시상식 전날이었다. 당시에도 그는 조용히 참가 선수들과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양해를 구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를 두고 대회장 주변에서는 "선친인 고(故) 강신호 회장님의 겸손하고 조용한 나눔 철학을 계승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로 동아제약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강 회장의 이러한 철학을 더욱 강하게 드러냈다.

대회 마지막 날 시상식에는 강정석 회장 대신 동아쏘시오홀딩스 김민영 대표이사와 동아제약 백상환 대표이사가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시상식은 소박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동아제약의 ‘정도경영’ 철학이 스포츠와 나눔을 통해 한층 깊이 있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순간이었다.

◇조우영의 깜짝 우승과 화제의 기부 릴레이

이번 대회에서는 조우영이 놀라운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조우영의 우승만큼이나 눈길을 끈 것은 대회가 만들어낸 ‘기부 릴레이’였다. 동아제약은 우승 상금 10억원과 동일한 금액을 추가로 기부했고, 프로 선수들도 상금 10억원의 10%에 해당하는 1억원을 자발적으로 내놓았다. 설해원CC 골프장 측도 이에 동참해 1억원을 기부했다. 여기에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금액까지 더해져, 총 13억 원에 가까운 기부금이 소아 환우들을 위한 자선기금으로 모였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게도 동아제약은 아낌없는 지원을 제공했다. 모든 참가 선수의 숙박비와 식비는 물론, 동아제약 대회 운영진의 아이디어로 대회 기간 중 클럽하우스 라운지에 ‘바버샵(박승철 헤어스투디오)’을 설치해 선수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이런 세심한 배려에 선수들은 “이런 대회는 처음”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채리티’를 내세운 대회의 차별화된 철학

‘더 채리티클래식 2024’는 그 명칭에서도 주최사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채리티’라는 단어를 앞세우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나눔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는 동아제약이 오랜 세월 동안 실천해온 ‘정도경영’ 철학을 대회 운영에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단순한 골프 대회가 아니라, 사회 공헌과 스포츠의 가치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이 대회는 50년 전, 동아제약이 국내 최초로 후원한 골프 대회인 ‘오란씨 오픈’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1976년에 시작된 ‘오란씨 오픈 골프선수권대회’는 당시에 오란씨라는 청량음료를 홍보하기 위해 개최되었으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프로골프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기에 기업들이 스포츠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만든 이 대회는, 1987년까지 12회에 걸쳐 진행되며 한국 프로골프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스포츠를 넘어선 사회적 가치 창출

당시 ‘오란씨 오픈’은 단순히 청량음료를 홍보하는 수단을 넘어, 동아제약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후 동아제약은 ‘일간스포츠 포카리오픈’, ‘포카리스웨트 오픈’ 등을 통해 스포츠와 사회적 가치를 결합한 대회를 꾸준히 이어갔고, 이번 ‘더 채리티클래식 2024’에서도 그 정신이 다시금 빛을 발했다.

동아제약 김용운 커뮤티케이션실 실장은 "이번 대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나눔을 실천하는 동시에 한국 남자프로골프(KPGA)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동아제약 강정석 회장님의 철학과 진정성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 이번 대회는 동아제약의 나눔 철학이 스포츠를 통해 더욱 확산되고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더 채리티클래식 2024’의 의미와 향후 기대

‘더 채리티클래식 2024’는 단순한 골프 대회를 넘어, 스포츠와 사회 공헌을 결합한 혁신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동아제약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단순히 후원사의 역할을 넘어, 기업이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나아가 프로골프 대회가 스포츠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동아제약의 나눔 철학과 ‘정도경영’이 스포츠를 통해 확산된 이번 대회는 한국 프로골프사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동아제약은 앞으로도 스포츠와 공익을 결합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홍혜연 기자 hongyang0427@naver.com

동아쏘시오홀딩스 김민영 대표(왼쪽)가 우승한 조우영 프로에게 우승상금을 전달하고 있다.[KPGA 제공]
동아제약 백상환 대표이사(왼쪽)가 우승한 조우영 프로에게 박카스 1만개를 증정하고 있다.[KPGA 제공]


유송규 프로는 1라운드에서 '박카스 홀'인 11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달성, 박카스 1만병을 받았다. [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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