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속 연봉 인상 논란,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의 '도덕적 해이'
수협 1천억원 적자인데 회장 연봉 올려…"어려운 시기에 죄송"
홍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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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15:33 | 최종 수정 2024.10.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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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1천억원 적자인데 회장 연봉 올려…"어려운 시기에 죄송"
국정감사서 수협 연체율·부채비율 급등 지적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수협중앙회 노동진 회장이 경영난 속에서도 자신의 연봉을 대폭 인상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심각한 경영 위기에도 불구하고 회장의 연봉이 눈에 띄게 인상된 점이 공공연히 지적되면서, 수협 내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수협중앙회가 비상 경영체제를 선포한 상황에서도 노동진 회장은 자신의 연봉을 22%나 인상했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수협중앙회장 노동진의 올해 연봉은 2억 8천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3천만 원이 오른 것이다. 이는 2019년 연봉과 비교했을 때 4년 만에 두 배가 넘는 인상폭이다.
김 의원은 수협의 부채비율이 지난 8월 기준 787%로 치솟았고, 지역수협의 평균 연체율이 6.8%로 급등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진 회장이 연봉을 올린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수협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적자 규모는 1천억 원을 넘어섰으며, 조직 전체가 경영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러한 결정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수협이 경영 악화로 위기 상황에 놓여있는데, 회장은 스스로 연봉을 올렸다. 이는 공공의 이익을 무시한 처사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노동진 회장은 연봉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으며, "어려운 시기에 연봉을 인상한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말을 전하는 데 그쳤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노동진 회장의 연봉 인상뿐만 아니라 수협의 전반적인 경영 악화에 대한 문제점도 집중적으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수협의 고정이하여신이 급증하고 있으며, 대출 연체율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단위 조합의 적자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2021년에는 적자 조합이 3개에 불과했으나, 올해 8월에는 그 수가 63개로 증가했다"며, 수협 전체의 경영 구조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원택 의원도 지역수협의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지난 6월 기준 7.38%로, 이는 시중은행의 연체율에 비해 24배나 높은 수치라고 강조하며, 수협이 부실 채권을 감축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수협중앙회는 전국의 수협을 통합 관리하고, 어업인과 수산업계를 지원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영난과 연체율 급증, 적자 조합 확대 등 여러 지표들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회장의 연봉 인상은 도덕적 해이의 대표적 사례로 비춰지고 있다.
수협 내부의 경영 위기와 노동진 회장의 연봉 인상 문제는 단순한 급여 상승 논란을 넘어, 공공기관의 책임 의식과 도덕성에 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이러한 비판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경영 위기를 타개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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