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를 회피하려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연합뉴스]
[비즈체크=조언영 기자] SPC그룹이 허영인 회장의 석방 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재도약을 선언했다. 허영인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5개월간 구속되었으나,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12일 보석 청구를 받아들여 석방되었다. 이와 맞물려 SPC그룹은 윤리경영과 준법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상생협력과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새로운 경영 비전을 밝혔다.
SPC그룹은 30일 서울 양재동 본사인 SPC1945에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룹 내 5개 주요 계열사에서 도입되어 공정거래 확립을 위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SPC그룹은 이번 프로그램의 도입을 통해 ▲ 공정경쟁 실천 ▲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 위법 행위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점검이라는 3대 원칙을 바탕으로 공정거래 준수 문화를 확립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각 계열사에 자율준수 관리자를 선임하고, 내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SPC 관계자는 "SPC그룹이 과거 논란을 씻고 새로운 경영 문화를 정착시켜,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을 실현할 것"이라며, "상생가치 확대와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더욱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은 SPC그룹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향후 더 큰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허영인 회장 보석 석방, 새로운 경영 비전 제시
허영인 회장은 파리바게뜨의 민주노총 탈퇴 강요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되었으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조승우 부장판사)는 12일 보석 청구를 받아들여 그를 석방했다. 재판부는 보석보증금 1억원과 주거 제한, 공판 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사건 관계자와의 접촉 금지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한 법정 증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사건 관계자에 대해 유리하거나 불리한 인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허 회장은 구속 5개월 만에 풀려났으며, 이번 석방은 내달로 예정된 1심 구속 기한 만료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허 회장의 변호인은 보석심문에서 "75세의 고령으로 장기간 구금 상태에 있는 허 회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며 보석을 호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조건부로 그의 석방을 허용했다. 허 회장과 함께 기소된 황재복 SPC그룹 대표도 지난 7월 보석 청구가 한 차례 기각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석방되어 허 회장과 함께 그룹의 재정비에 나섰다.
◇SPC그룹의 공정거래 준수 프로그램 도입과 향후 계획
이날 SPC그룹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선포식에는 도세호 SPC그룹 대표이사 겸 비알코리아 대표, 김성한 파리크라상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강동만 SPC GFS 대표, 김대일 섹타나인 대표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이 참석해 준법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그룹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관리자를 임명하고, 공정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짐을 담은 선서문을 낭독하며 윤리경영 의지를 천명했다.
SPC그룹은 이번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윤리적이고 공정한 경영을 실천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은 또한 협력사와의 상생을 확대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SPC그룹은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통해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실현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나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조언영 기자 gyuri3673@gmail.com
저작권자 ⓒ 비즈체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