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호황에 집안싸움... 한화-LIG 천궁-Ⅱ 이라크 수출 성사에 가격·납기 놓고 갈등

한화 "사전 합의 없이 LIG가 계약 체결" vs LIG "한화가 협의에 응하지 않아"

홍선기 기자 승인 2024.09.24 11:26 | 최종 수정 2024.09.24 11:28 의견 0
천궁-Ⅱ 발사대로 뛰어가는 장병들=지난 19일 경북 북부지역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포대 장병들이 발사대 작동 절차를 훈련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2024.3.24 [공군 제공]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거리 요격체계 '천궁-Ⅱ'의 이라크 수출이 성사됐지만, 이를 둘러싼 한화와 LIG넥스원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양측은 납품 가격과 납기 조건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천궁-Ⅱ 포대는 8개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이, 레이더는 한화시스템이,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생산을 맡고 있다.

한화는 LIG넥스원이 사전 협의 없이 이라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화 측은 LIG넥스원이 이라크 수출 계약을 서두르며 납품 업체들과의 사전 합의 없이 계약을 진행했으며, 이후 납품 업체들에 가격과 납기 조건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20일 이라크 국방부와 3조7천135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계약 체결 직후 한화 측은 LIG넥스원이 납품 업체들과의 사전 동의 없이 무리하게 계약을 진행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 7월 납기 등에 대한 LIG넥스원의 요청에 대해 당사의 입장을 회신했으나, LIG넥스원으로부터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사전 합의 없이 이라크 수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라크 정세와 이라크의 재정적 여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IG넥스원 측은 한화와의 협의가 지속되었다고 반박했다.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장은 "이라크 측이 주계약 업체와만 협상하기를 원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한화 측과도 계약 체결 전후로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고 주장했다.

방위사업청은 한화와 LIG 간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양측 관계자를 불러 입장을 조율할 계획이다. 방사청은 이날 오후 중재 회의를 열어 갈등 해소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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