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어진 홍보전... 고려아연 "영풍·MBK 약탈적 행위, 경영권 인수 절대 용납 못해"
'40년 산증인' 이제중 부회장 등 고려아연 임직원 기자회견…"영풍, 경영실패"
영풍 장형진 겨냥 "유해폐기물 처리 고려아연에 떠넘겼다" 주장도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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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11:16 | 최종 수정 2024.09.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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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체크=이은주 기자]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24일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해 "약탈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의 장형진 고문을 겨냥해 "투기 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고 있다"며 경영 실패 책임을 지적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이날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이 부당함을 국민께 알리고자 한다"며 "피와 땀으로 일궈낸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984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온산제련소장,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인물로, 지난 40여 년 동안 회사의 성장을 지켜본 '산증인'으로 불린다. 그는 “한국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으로 우뚝 섰으나, MBK파트너스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인수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MBK의 경영권 인수 시도는 고려아연의 기술과 미래, 더 나아가 국가 산업의 미래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금전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영풍의 장형진 고문을 겨냥해 "영풍은 석포제련소의 경영 실패로 환경 오염과 중대 재해를 일으켰고, 이제는 투기 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영풍의 적자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인력 감축 등 경영 실패를 언급하며, "영풍 경영진은 실패한 경영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세계 1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초우량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을 누가 경영해야 하는지는 명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장 고문이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카드뮴 등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해왔다"며 폭로성 주장도 내놨다.
이 부회장은 만약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차지하게 된다면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돼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고려아연 임직원들은 이번 적대적 M&A를 결사코 막아낼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끝으로 이 부회장은 "약탈적 투기 자본과는 결코 함께할 수 없다"며 국민과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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