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보다 트럼프 취임식이 '발등의 불' …국내 재계, 대응책 마련에 분주

4대 그룹 회동 여부 불투명…美 관료 영입과 대관 조직 강화 본격화
2기 행정부와 물밑 접촉 강화…SK·현대차·한화 등, "美 관료 영입 속도전"

정구학 기자 승인 2024.12.19 11:11 의견 0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을 앞두고 국내 재계가 발 빠르게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회동을 예정하며, 재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그룹 총수들의 취임식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용진 회장, 트럼프 주니어와 회동…취임식 참석 여부 주목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주니어와 회동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내년 1월 20일 열리는 취임식 참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총수들의 취임식 참석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첫 취임식에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국내 재계 인사로 유일하게 초청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는 것은 매우 드문 기회이며, 정용진 회장의 회동은 개인적 친분에서 비롯된 이례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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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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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 [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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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청와대 국빈만찬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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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 회동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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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현대차 사장 내정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1기 네트워크 활용 및 공화당 인사와의 관계 강화

국내 주요 그룹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2기 행정부와의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인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양국 경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과 이재용 회장은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정의선 회장은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와 회동을 통해 대미 협력 강화를 모색 중이다.

◇재계, 대관 조직 확대 및 美 관료 영입 가속화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관 조직(GPA)을 통해 미국 정부 및 주요 관계자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해외 대관 조직을 사업부 급으로 격상시키며 미국 내 입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북미 대관 조직인 'SK 아메리카스'를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 인사와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으며, LG그룹도 글로벌 전략 개발원과 워싱턴 사무소를 통해 대외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마이클 쿨터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대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 사업 총괄로 영입하며 대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의 성 김 고문을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선임했으며, SK그룹은 미국 무역대표부 출신의 폴 딜레이니를 북미 대관 총괄로 영입했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와 국내 기업에 영향을 미칠 정책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관 및 외교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내 재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한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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