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박용설 역사칼럼니스트] 고대그리스인들은 폴리스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 지면 신전건축이 도시 인프라의 최우선이고 극장,경기장 순으로 이어졌다.
인간의 거주공간보다 높은곳에 당대 최고의 기술과 자재로 신전을 건축하면 신들이 편안하게 머물수있다고 생각하여 최선을 다하였다.
아그리젠토“신전들의 계곡”은 “셀리눈테”와 함께 시칠리아에서 고대그리스 신전들이 가장 많은 곳으로 고고학적 가치가 매우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오월초 신전들의 계곡은 걷고만 있어도 즐거운 하이킹코스다.
발밑에 펼쳐진 짙푸른 지중해, 밀밭 가득한 초원, 경사지마다 우거진 올리브나무들....
그냥 눌러 살아도 좋을것 같은 풍요로운 전원마을이다.
이천오백년전쯤에 이렇게 수려한곳에 인간의 주거지가 아닌 신전을 만들었던 그리스인들의
발상이 그들의 신에 대한 진심을 알 수 있다.
“신전들의 계곡”에서 맨처음 헤라신전을 만난다.
몇개 남지않은 원기둥과 박공은 아름답고 화려함을 대변하고 넓게 펼쳐진 기단은 헤라신전의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
돌 하나하나 모두 잘 정돈되 있어 복원을 하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질 듯 하다.
계곡 어디를 둘러봐도 채석장 흔적이 없으니 아마 먼곳에서 이곳까지 운반해왔을 것이다.
변변한 운송수단도 없었을 당시에는 어떻게 운반했을지 자못 궁굼하다.
아그리젠토 대표선수 콩코르디아신전은 고대그리스신전중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신전이다.
신전들 대부분이 이교도에 의해 파괴될때 교회로 사용되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콩코르디아신전앞에 오래된 올리브나무가 있는데 서있는 포스로 봐서 2,500살 신전과 동기(?)쯤될 것 같은데 열매도 무성하여 보는이들을 놀라게한다. 신전앞이니 신의 가호가 있는 듯.....
콩코르디아신전의 완벽한 조형미는 보는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데 특히 세월의 무게로 붉게 물든 신전은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신전들의계곡”은 수많은 신전들과 엄청난 규모에 압도되어 숨가쁠 지경이다.
이천오백년전에 이정도 규모를 여러곳에 건축했던 그들의 문화역량은 자부심 갖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오늘날 서양문명의 초석이 되었다.
우리나라 오래된 유적이 대부분 사찰이듯 고대그리스 유적 대부분은 신전과 극장이다.
고대도시 어딜가나 비슷한 이름의 신전,극장이 있는데 훼손이 덜되었으면 그것에 환호하고 훼손이 심하면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그러나 훼손도 역사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지만 항상 버릇처럼 “만약에~~”를 떠올린다.
로마제국 건물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판테온의 정교한 모습이 떠올라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터키애들이 파르테논신전을 화약고로 만들지 않았더라면....
로마 콜로세움을 건축업자가 뜯어서 건축자재로 팔아드시지 않았더라면...
“If......” “if..............” “if.................................”
어딜가나 그동네에서 제일큰 신전은 제우스신전이다.보통 신전의 2~3배쯤 크다.
신전기둥위 박공을 받쳤던 어마어마한 사람모양의 지지대 아틀란테(?)만 보아도 신전의 규모를 짐작케한다.
평배님과 경애님은 캠퍼스커플룩이다.
전통 이탈리아 피자에 와인한잔....그날 저녁으로 4명이 먹어도 남았다는 전설같은 얘기다.
여행의 진미는 저녁만찬이 아닐까?
박용설 칼럼니스트 finder5300@hanmail.net
금융회사에서 30년간 근무하고 마라톤을 뛰고 있다. 로마사에 흠뻑 빠져 관련책을 섭렵하고 있으며 고대 로마의 역사 현장에 가서 배우기위해 로마와 그리스 등에 직접 ‘한달살기’체험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열혈 역사연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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