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재반격 포문, "고려아연, 무분별한 투자로 재무건전성 우려"

MBK "고려아연, 현금 물 쓰듯…부실기업 투자·주가조작 연루"
"최윤범 회장, 지분 2.2% 불과…대리인이 오너라고 생각해 문제"
소액주주보다 기관 손짓…성공 자신·공개매수가 인상 가능성 일축

정구학 기자 승인 2024.09.19 14:33 | 최종 수정 2024.09.19 14:34 의견 0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하는 MBK파트너스 =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비정상적인 기업 의사결정구조로 인해 무분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진행 중인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대 주주와의 합의에 따라 고려아연의 1대 주주 지위에 들어섰으며, 이는 통상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후 매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고려아연의 금융권 차입 부채는 41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조4천억원에 이르렀다"며, "같은 시점 고려아연이 보유한 순현금 2조5천억원과 유상증자·자사주 처분을 통해 조달한 1조3천억원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쉽게 말해 현금을 물 쓰듯이 썼다"며, "예정된 투자 규모를 고려할 때 올해 말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순부채로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 악화의 원인으로 무분별한 투자를 꼽았다. 특히 최윤범 회장이 주도하는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거나 본업과 무관한 투자가 지속됐고, 이를 제동할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사실상 최 회장의 뜻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구체적인 사례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이그니오, 주가조작 혐의로 대표가 기소된 원아시아파트너스, 여행상품 플랫폼 기업 타이드스퀘어에 대한 투자를 언급했다. 그는 특히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모 대표가 최 회장의 중학교 동창이라는 법정 증언을 언급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설립된 시점과 고려아연이 99% 출자한 하바나1호펀드의 연관성도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이 받아가는 연간 인건비가 3천800억원인데, 원아시아파트너스에 5천600억원을 투자하면서 단 한 차례도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최 회장이 개인 전결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의 즉각적인 해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최 회장이 2.2% 지분을 보유하고 스스로를 오너라고 생각하며, 회사의 재산을 개인이 결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공개매수 후 이사회에 들어가 의혹을 철저히 살펴본 뒤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 =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MBK파트너스, '중국계 자본' 논란 해명... "한국 토종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자신들을 '중국계 자본'으로 매도하는 일부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05년 한국에서 자본시장 프라이빗에쿼티(PE) 산업을 일구기 위해 법을 만들었고 MBK파트너스가 1세대"라며, "우리는 한국 토종 사모펀드"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활용되는 바이아웃6호 펀드에서 중국계 자본 비중은 5%에 불과하다며, "PE 산업에서는 위탁운용사(GP)의 국적이 중요하지만, 출자자(LP)의 구성은 어느 GP나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공개매수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바이아웃 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최대주주 지위에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며, 1대주주가 따로 있는 회사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작년 오스템임플란트 딜과 유사한 구조로, MBK파트너스는 이번 거래를 경영권 인수를 위한 바이아웃 딜로 정의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기타주주 지분(48.8%) 중 기관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7.7%에 달한다. 김 부회장은 "기관투자자들은 장기투자자들로, 평균 취득 단가가 45만원 이하"라며, "현재 공개매수 가격인 6만원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웃돌더라도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실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기관투자자 기대감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에 대해 김 부회장은 "실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7% 정도의 최소 목표물량만 확보해도 충분히 성사될 수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보유 지분 일부만 매각해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기업 지분, 백기사 아니다…최씨 일가의 우호세력 분류에 동의 안 해

시장에서는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의 우호세력, 일명 '백기사'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대기업 그룹은 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우호 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행위는 공시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항 공개매수 가능성 낮아... 사법 리스크 우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이 대항공개매수를 통해 가격과 물량을 높일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사례에서 보듯, 사업과 무관한 제3자가 한쪽을 도와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사법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설령 사업 연관성이 있다고 해도, 지분 경쟁이 끝나면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가며 몇천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는 일각에서 자신들을 '중국계 자본'으로 '마타도어(흑색선전)'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도 적극 해명했다. 김 부회장은 "2005년 한국에서 자본시장 프라이빗에쿼티(PE) 산업을 일구기 위해 법을 만들었고 MBK파트너스가 1세대"라며 "한국 토종 사모펀드"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활용되는 바이아웃6호 펀드에서 중국계 자본 비중은 5% 안팎이라고 밝히면서도 "PE산업에서는 위탁운용사(GP)의 국적은 중요하지만 돈을 대는 출자자(LP) 구성은 어느 GP나 동일하다"고 했다.

또한 "최대주주 지위에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공개매수를 하는 것이지 1대주주가 따로 있고 경영권이 누군가에 있는 회사에 적대적 인수합병을 하는 게 아니"라며 이번 공개매수는 작년 오스템임플란트와 비슷한 구조로 진행되는 바이아웃 딜이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4일 기준 최대주주 및 장씨 일가 지분(33.1%)과 최씨 일가 지분(15.5%), 자사주(2.4%)를 제외한 기타주주(48.8%)들 중 기관투자자가 비중이 97.7%에 달한다.

김 부회장은 이들은 고려아연에 장기투자 해왔기 때문에 평균 취득단가가 45만원 아래며, 현재 공개매수가격(6만원)은 기관 입장에선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봤다. 경영권 분쟁 확전 기대감으로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웃돌지만 인상 가능성은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실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소 목표물량) 7% 정도면 해볼 만하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보유 지분 일부만 파셔도 나쁘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한화·현대차·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 우호세력(백기사)으로 분류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대기업 그룹은 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우호 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그랬다면 공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이 가격과 물량을 높여 대항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낮게 점쳤다.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사례에서 보듯 사업과 무관한 제3자가 한쪽을 도와주기 위해 공개매수에 들어오면 사법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는 데다, 설령 사업 연관성이 있다고 해도 지분 경쟁이 끝나고 나면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가 평가손실만 몇천억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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