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통 큰 투자'' 현대차 그룹, 미 제철소 건설 검토…무역장벽 돌파구 찾나

팔고 싶으면 미국 공장 지으라'는 트럼프…현대차그룹 美생산기지 수요 커
확정 땐 수백만t 규모 전기로 가능성 거론…투자금 10조원대 이상 전망
'쿼터 제한' 美 철강사업 돌파구될지 관심…"결정된 사항은 없어"

조언영 기자 승인 2025.01.08 10:50 의견 0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비즈체크=조언영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 내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며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강화된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해 주 정부들과 인프라 및 투자 여건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작년 주주총회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을 검토 중"이라며 무역 장벽 극복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이 현실화되면 연산 수백만t 규모의 전기로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 금액은 1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생산과 공급망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미국 앨라배마, 조지아 등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신규 설립 예정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까지 가동되면 연간 생산량 120만 대 체제가 완성된다. 이 같은 확대 계획은 현대제철의 현지 강판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의 철강 수출 쿼터 제한으로 수출 증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8년 도입된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국 철강 수출을 연평균 70%로 축소시켰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제철소를 설립하면 이 같은 무역 장벽을 효과적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현대제철의 미국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하는 기조에 부합해 사업 환경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투자 발표는 미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 및 협력 강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미국 시장 공략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한국 철강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현대제철의 행보가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제공]

조언영 기자 gyuri367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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