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컸던 김영섭 KT 대표, 경영 1년 초라한 성적표

-8월 기준 시장점유율 LG유풀러스에 밀려 창사 후 첫 3위로 추락, 영업이익도 감소
-KT 새 노조,경영 종합점수에서 'C'등급으로 겨우 낙제 면할 정도로 평가

bizcheck114@naver.com 승인 2024.09.05 11:20 | 최종 수정 2024.09.09 10:49 의견 0
김영섭 KT 대표


[비즈체크=홍혜연 기자] 취임 1년을 맞은 김영섭 KT 대표가 저조한 경영성과로 도마 위에 올랐다.

KT 새노조는 취임 1년을 맞은 김 대표에게 경영 종합점수에서 'C'등급을 매겼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권 교체와 함께 새 수장에 오른 KT의 김영섭 대표는 이번달 말로 취임 1년을 맞지만 지난 1년 동안만의 성적표를 놓고 볼 때 점수로 매긴다면 낙제점에 가깝다란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KT와는 경쟁관계에 있는 LG유플러스 출신인 김 대표가 KT 대표로 온 지난 1년 간 KT와 LG유풀러스 간의 가입자 수가 계속 좁혀지더니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드디어 역전이 됐다.

우리나라 40년 이동통신 역사에서 처음 2위와 3위가 뒤바뀌는 사태가 벌어진 것. 만년 3위인 LG유풀러스가 가입자 1801만명으로 1713만3388명을 기록한 KT를 따돌리고 2위 자리를 꿰찼다. KT는 처음으로 3위로 추락했다.

LG유풀러스가 사물인터넷(Iot) 사업의 신규회선을 대거 확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순수 가입자만 놓고 봐도 두 회사간에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KT는 시장 점유율에서 21% VS 22%(LG유플러스)로 완전히 역전당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서열은 40년 간 1위는 SK텔레콤, 2위 KT, 3위 LG유풀러스였으나 2, 3위 간에 순서가 바뀌었다.

과거 KT 구현모 사장의 방만한 경영을 청산하고 새로운 선진 기법으로 KT를 성장시키겠다고 나선 김영섭 호의 1년 경영 실적이 회사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린 결과를 도출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떨어졌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94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4.3% 감소했다.

이처럼 역성장한 KT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김 대표를 포함한 LG출신 임원들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LG 출신들이 와서 KT를 위해 일한 것이 아니라 LG에 도움을 줘서 결국 KT가 LG에게 밀려나게 만들었다는 식의 불만 섞인 표현으로 해석된다.

KT의 경영악화는 김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이미 예견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표 선임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있었고, 특히 윤 정권의 후광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당시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인 이관섭 수석이 강하게 밀면서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모 교수를 밀어내고 대표 자리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가 이관섭 수석 친형의 절친이란 소문이 돌면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파다했고 이미 최종 선임 결과 발표 3일 전에 KT 안팎에서는 김 대표 선임이 기정사실화 됐었다.

김 대표 선임 이후 낙하산 인사도 지적을 받고 있다. 당연히 김 대표가 LG 출신이다 보니 LG출신의 임원들이 영입됐고, 이 외에도 검찰 출신과 정치권 출신들이 상당수 들어왔다.

KT 새노조가 분석한 LG 출신으로는 정우진 컨설팅그룹장, 유서봉 전략사업본부장, 강성권 KT컨설팅그룹 Cloud Lead장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 출신으로는 이용복 법무실장, 주의정 감사실정, 허태원 컴플라이언스 추진실장, 김후곤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등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임현규 부사장, 최영범 스카이라이프 사장, 윤정식 KT텔레캅 사외이사 등이 있다.

재무통 출신의 김 대표는 LG에서 비용 절감으로 이익을 늘려 인정을 받았는데, KT에서는 비용절감에도 불구하고 이익규모가 줄어들고, 시장지배력도 떨어지는 게도 잃고 구럭도 망가지는 결과를 내게 된 것이다.

특히 실적 개선을 위해 마케팅과 R&D 비용을 집중적으로 줄였는데, 마케팅과 R&D는 회사의 미래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미래 경쟁력마저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년 간 R&D 비용은 SK텔레콤과 LG유풀러스는 모두 상승했는데 KT만 줄여 향후 기술개발 측면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김영섭 호의 실망스런 경영성과에 대해 KT새노조는 지난 1년의 경영성적에 대해 종합평가 ‘C’등급을 줬고, 내부 컴플라이언스 경영에 대해서는 ‘D’등급이라 낙제점을 매겼다.

검찰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조직 윤리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통업계의 지각변동과 함께, 낙하산 인사, 쥐첩, 외압 등 좋지않은 표현들이 KT를 따라다니면서 앞으로 KT의 이미지는 상당기간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

◇다음은 KT새노조의 분석이다.

김영섭 경영 1년을 내부 노동자의 관점에서 평가하였다. 평가는 A에서 D 등급 순으로, (1)비리경영진 청산 및 경영공백 정상화 (2)컴플라이언스 경영 준수 (3)통신사업 역량 강화 (4)신성장 비전 제시 등의 영역을 나누어서 평가하였다.

– 비리경영진 청산, 경영공백 정상화 : C등급

김영섭 대표 취임 전 KT는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 위기 상황이었다. 구현모 등 전임 경영진이 소위 이권카르텔 사태로 사퇴하고, 이사회마저 무책임하게 줄사퇴 하면서 KT는 박종욱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고, 김영섭 대표가 작년 8월 말 임시 주총에서 선임되었다. 취임 후 김영섭 대표는 빠르게 박종욱, 신현옥 등 쪼개기후원이나 일감몰아주기에 연루된 임원들을 해임하고 내부 인사를 재배치해서 경영 공백을 최소화 했다.

하지만 취임 초기 인사 조치 속도와는 다르게 이후 현재 1년이 지나도록 대폭적인 임원 인사 조치가 보이지 않아서, 내부 개혁 동력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존재한다.

또한, 전임 경영진이 납부한 미SEC 과징금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시민사회의 요구를 김영섭 대표가 이행하지 않은 것도 적극적인 과거 청산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있다.

– 컴플라이언스 경영 준수 : D등급

전임 경영진의 이권 카르텔 사태는 KT경영진의 비리 행위가 전혀 내부 견제를 받지 않은데서 발생했다. 경영진을 견제해야할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았고, 내부 컴플라이언스가 작동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정치자금법위반 등 비리를 저지른 경영진이 버젓히 KT에 자리를 차지하고 일감몰아주기 등 또다른 비리를 만들어 냈다.

내부에서 원한 것은 김영섭 대표가 이런 전임 경영진의 사태를 반면교사 삼고 KT가 제대로 컴플라이언스 경영을 이행하는 것이 었다.

하지만 이어진 김영섭 대표의 인사는 최악의 낙하산 논란을 낳았다. 낙하산 논란 리스트는 검사출신, 정치권 출신, 김 대표의 전 직장인 LG 출신 등으로 구분될 정도로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낙하산 논란 임원 리스트

검사 출신: 이용복 법무실장, 추의정 감사실장, 허태원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 김후곤 컴플라이언스위원장

정치권 관련: 임현규 부사장, 최영범 스카이라이프 사장, 윤정식 KT텔레캅 사외이사

LG CNS출신: 정우진 컨설팅그룹장, 유서종 전략사업본부장, 강성권 클라우드그리드장 등

특히 KT 그룹에 취업한 검찰 출신이 김영섭 대표 취임 전후로 6명 이상으로 확인 돼 검찰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낙하산 경영은 민영화 이후 kt의 고질적 문제로 회사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해왔다. 이를 반복한 김영섭 대표의 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 통신사업 역량 강화 : C등급

민영화 이후 전임 CEO들이 탈통신을 경영전략으로 세우면서, kt의 통신 사업 역량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그 대표적 결과가 kt아현국사 화재와 kt부산발 전국 인터넷 중단 사태다. 시민사회는 이를 통신재해로 정의했고, 통신의 기본 역량 없이는 kt가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교훈 주었다.

김영섭 대표는 통신에 기반한 AI를 강조하며 AICT와 같은 비전을 발표했지만, 통신 사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투자가 소극적이고 특히 관련 인력은 자연감소하게 방치하는 등 조용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 결과 IoT를 포함한 무선 회선수가 LG유플러스에 역전 당하기도 했고, 크고 작은 통신 재해가 김 대표 임기동안 발생했다.

지난 1년간 주요 통신 장애

서울 소방망 장애, 23/11/27일 97분

서울, 충청 유선전화 장애, 24/8/10일 10시간

하인리히의 법칙이 있듯 이러한 사고들이 또다른 대형 통신재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통신 역량 강화에 김영섭 대표는 투자를 해야할 것이다. 특히, 통신인력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지금 kt 통신현장은 정년퇴직에 따른 기술인력 부족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이 갖는 불안도 심각하다 앞으로 더 많은 퇴직자만 있을 뿐 신규 충원이 없다는 절망감만 높아지고 있다.

김영섭 대표가 지적했다고 알려진 kt 인력의 60% 이상이 50대라는 사실은, 신규 채용에 소극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AI 뿐만 아니라 통신분야에도 젊은 인재를 채용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통신의 기본 없이는 AI사업 경쟁력 확보 이전에 회사의 근간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 신성장 비전 제시 : C등급

김영섭 대표는 AICT라는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최근 MS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맺는 등 관련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통신사업 정체와 미디어사업 수익 감소 등 상황에서 kt의 신성장 동력 확보는 CEO의 주요과제가 맞다.

MS와의 AI와 클라우드 분야 사업 제휴는 기존 CEO들이 추진하던 kt 독자 사업방향과 차별되는 만큼, 기대와 우려의 평가가 공존한다.

kt의 자체 개발 역량의 한계를 MS가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있고, 한편으로는 기존 클라우드 등 kt 자체 보유 역량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 된다.

한편, 공공클라우드 시장 등 국내 기업이 장악한 시장마저 글로벌 플레이어가 차지 하는 첨병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최근 MS 클라우드 장애 사태는 kt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 종합평가: C등급

김영섭 KT 대표의 1년 경영에 대한 KT새노조의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비리경영진 청산 및 경영공백 정상화 (C등급):
– 취임 초, 이전 비리 경영진 해임과 내부 인사 재배치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
– 그러나 인사 정리 폭이 제한적이고, 과거 비리에 대한 적극적 청산이 부족했다는 비판 존재

2. 컴플라이언스 경영 준수 (D등급):
– 검사 출신, 정치권 출신, LG 출신 등 다수의 ‘낙하산’ 인사로 심각한 논란 발생
– 특히 검사 출신 인사가 많아 ‘검찰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음

3. 통신사업 역량 강화 (C등급):
– AICT 비전 발표 등 통신 기반 AI 강조
– 그러나 통신 사업 투자와 인력 충원은 여전히 부족
– IoT 포함 무선 회선 수가 경쟁사에 역전당하고, 크고 작은 통신 장애 발생

4. 신성장 비전 제시 (C등급):
– AICT 비전과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 신성장 동력 모색
– MS와의 제휴에 대해 기대와 우려 공존
– KT의 자체 개발 역량 한계 보완 vs. 기존 보유 역량 훼손 우려

전반적으로 경영 정상화와 신성장 비전 제시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컴플라이언스 준수와 통신 사업 역량 강화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낙하산 인사 문제와 통신 인프라 투자 부족, 통신 분야 인력 충원 미흡 등이 주요 과제로 지적되었다.​​

지난 1년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남은 김영섭 대표의 임기이다. 통신산업적으로도 AI, 클라우드 등 격변의 시기이다. 김영섭 대표가 내부의 평가를 진중하게 수용하여 앞으로 KT가 100년 이상 지속 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홍혜연 기자 hongyang04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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