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자세의 중요성

건전한 정신은 자세의 균형에서 시작

bizcheck114@naver.com 승인 2024.08.19 10:44 의견 0
한 대학교에서 열린 바른자세 힐링 체험 행사에서 한 학생이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체크=서동석 수행문화전문가] 수행의 시작은 몸을 바르게 하는 데 있다. 정신(正身)은 신체의 기능을 최적화하는 모든 활동을 포괄한다. 이를 테면, 음식, 호흡, 운동, 수면, 자세 등의 관리를 바르게 함으로써, 몸의 상태를 청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몸을 청정하게 유지하는 목적은 맑은 정신으로 진리를 추구하기 위함이다. 현대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맑은 정신은 뇌 기능의 균형을 뜻한다. 그런데 뇌 기능의 향상은 단순히 뇌 훈련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심신의학의 발달로, 뇌는 뇌신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동양의학에서는 이미 수천 년 전에 위와 장이 뇌신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실제로 관련 치료에 활용했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뇌신경은 온몸의 신경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온몸이 뇌신경이다.

인체의 균형은 뇌신경의 균형작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몸의 균형은 자세가 균형을 이루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바른 자세는 신체의 균형 유지에 가장 기초를 이룬다. 한편 바른 자세의 근간은 뼈와 근육이다. 먼저 뼈를 살펴보자. 성인의 인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206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다. 골격의 균형은 인체 균형의 핵심이고, 골격의 가장 중요한 균형점은 골반이다. 골반이 중심을 잘 잡고 있으면, 아래로는 다리가, 위로는 척추가 균형을 이루게 된다.

유전적 요인이나 특별한 사고가 아니면, 골반 불균형의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에 있다. 일체의 행위에 있어서, 균형을 이루지 않는 동작이나 자세는 바르지 못한 생활습관으로 고착화되기 쉽다. 예를 들어, 다리를 꼬거나, 비스듬히 서 있거나, 팔자걸음 또는 안장걸음으로 걷거나, 몸을 똑바로 하지 않고 잠을 자는 행위 등을 지속적으로 하면, 골반의 변형을 초래한다. 그 결과, 골반 아래로 연결된 고관절의 결합상태가 뒤틀리면서 좌우 다리 길이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더불어 골반 위 척추는 똑바로 서려는 반작용으로, 하체와 반대로 뒤틀리게 된다.

척추의 변형이 문제가 되는 것은 척추와 연결된 신경에 있다. 신경은 척추관을 통해 장기와 연결되기 때문에, 척추의 불균형 여부에 따라 장기의 기능이 위축되거나 반대로 항진될 수 있다. 몸의 불균형에서 초래된 병은 병원에서 대증요법으로 완치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서양의학보다 동양의학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정골요법이나 추나요법 등으로 병의 증세를 일시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재발하게 된다. 따라서 근본을 치료해야 병이 낫는다. 근본 치료는 행주좌와(行住坐臥)의 일체 습관을 바르게 유지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먼저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앉고, 서고, 걷고, 눕는 모든 자세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살핀다. 자신의 모습과 행동에 의식을 두다보면, 불균형의 실상을 어느 순간 의식하게 된다. 의식이 가면, 자연스럽게 균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반작용이 일어난다. 육체적 균형감각이 생기면, 균형 자세와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물론 각자 불균형의 상태에 따라 균형을 회복하는 방식은 달라진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두 번째 근간은 근육이다. 뼈의 균형을 인위적으로 맞추는 것은 잠시의 처방에 불과하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틀어진 근육을 바르게 회복시키지 못하면, 관성의 힘에 의해 다시 불균형 상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체의 골격을 받치고 있는 근육의 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근육의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똑바로 앉아보라. 처음에는 쉽게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배와 등 그리고 허벅지 부위의 근육이 땅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른 자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근육이 바르게 정렬하도록 힘을 모으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운동을 적절하게 함으로써, 근육의 질과 힘을 높일 수 있다. 운동의 기본 원칙은 균형 운동이다. 인체의 좌우와 상하, 근력운동과 지구력 운동, 운동의 양과 강약 등의 균형이 모두 중요하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은 온몸으로 하는 균형 운동이다. 예를 들어, 걷기, 달리기, 맨손체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스쿼트, 등산 등을 자신의 신체 조건이나 상태에 맞게 그리고 균형 원리에 따라 적당히 하면, 인체의 균형 유지에 크게 도움이 된다. 반면에 한 방향 운동은 몸의 균형에 좋지 않다. 대표적인 예로 골프를 들 수 있다. 만약 골프를 운동으로 삼는다면, 시작 전에 몸을 풀어주고, 끝에는 균형을 회복하는 운동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의 좌우 균형을 이루는 자세와 운동은 좌뇌와 우뇌를 고르게 작용시킨다. 또한 균형 자세와 운동은 온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무엇보다 인체의 균형은 신경조직을 안정시켜, 심신을 건강하게 하고 건전한 세계관을 유지하는 근간을 이룬다. 심신이 상호작용하는 이치에 따라, 몸의 바른 자세는 마음의 바른 태도로 이어진다. 반면에 평소에 자세가 바르지 못한 사람은 뒤틀린 생각을 갖기 쉽다. 이처럼 자세의 불균형과 정신적 편견은 일맥상통한 면이 많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일은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바른 습관을 체득할 때까지는 불균형의 원인에 대한 이해와 동시에 절제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치는 우리 사회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도 그대로 적용된다. 수행의 도리와 사회 경영의 이치는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의 갈등해소는 심신 양면의 바른 자세 교육과 캠페인으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가장 간명하고 효과적이다.

수행문화전문가 = 서동석 박사 eastosuh@daum.net

고려대학교 대학원 영문학과를 졸업(문학박사)했고, 현재 에머슨하우스 교육연구소 소장이다. 서남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재)대상문화재단 이사 겸 동천불교문화재단 상임이사 겸 반야연구소 소장, 고려대학교, 광운대학교, 단국대학교 강사 등을 역임했다. AI시대 융합문명사회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인간교육과 수행에 관한 집필과 연구개발을 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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