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정구학 기자] 27일, IBK기업은행 노조가 사상 처음으로 단독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이번 파업의 배경으로 임금 차별과 시간외근무 수당 체불 문제를 들었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영업점 직원의 약 55%가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조원 5,913명 가운데 약 3,2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 측은 이날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임금 문제와 수당 체불 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시중은행보다 임금 30% 적고 시간외근무 수당도 체불

기업은행 노조는 사측이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시중은행 직원과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임금이 30% 적다고 주장한다. 또한, 정부의 총인건비 제한 탓에 1인당 약 600만 원에 달하는 시간외근무 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도 같은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임금과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임단협 결렬과 쟁의 행위 가결

노조는 이러한 차별과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으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12일 실시된 쟁의 행위 찬반 투표에서도 노조원 88%가 참여했고, 그중 95%인 6,24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을 통해 회사와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 업무 차질 최소화 대책 마련

기업은행 측은 파업에 대비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미 기업 고객들에게 파업 가능성을 사전에 안내하고 양해를 구했다"며 "비노조원인 팀장과 간부급 직원을 영업점에 배치해 업무 차질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비대면 시스템을 통해 주요 업무가 정상적으로 처리되도록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지점 업무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노조가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경우 긴장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노조 요구 사항과 향후 전망

노조는 임금 차별 해소, 시간외근무 수당 지급,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추가 파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사측은 노조와의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총인건비 규제 등 구조적 한계가 남아 있어 협상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이번 파업이 다른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노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의 임금 구조와 근무 환경에 대한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도 커졌다.

노조와 사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기업은행의 노사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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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본점 [기업은행 제공]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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