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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5:05 | 최종 수정 2024.08.0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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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체크=장동한 리스크전문기자]
‘위험에 둔감한 자들이
위험한 일을 하면서 생기는
위험의 무한성(going infinite)이
젤로 큰 위험이다.’
마이클 루이스의 Going Infinite를 읽고 책 제목을 다시 보면서 든 생각이다.
재주 많은 자들이 가끔씩 우리 사회에 큰 분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을 보면 한결 같이 리스크에 둔감했다는 점이다. 사실 리스크에 넘 민감하면 큰 일을 도모할 확률이 확 떨어진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국내외 비즈니스 위인들의 경우를 보면 그들은 결코 리스크 회피형(risk averse)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나 故 정주영이 대표적인데 거기에 실패 사례로 SBF 가 더해져야 할듯.
모 신문에 언급된 ‘SBF’를 보고 순간 의아했다. SVB(Silicon Valley Bank ) 얘기인가 … 아니고 Sam Bankman-Fried 얘기였다.
1992년생으로 암호화폐 시장 글로벌 거물이었다가 2024년 금융사기죄로 징역 25년형을 선고 받은 친구다. 잔머리 굴리던 천재가 사기치다 된통 당했고마 정도로 생각했던 인물인데 …
장교수가 엄청 좋아하는 작가 Michael Lewis 가 최근 SBF 에 대한 책을 썼다고 해서 부랴부랴 구입해 읽어 봤다. 헐~ SBF, 진짜 희한한 친구다.
⁃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 생.
⁃ 아버지 & 어머니 둘 다 Stanford Law School 교수.
⁃ 자폐 증세로 주위와 어울리지 못한 수학 천재.
⁃ MIT 물리학 전공.
⁃ Jane Street Capital 근무.
⁃ 2017년 암호화폐 quant 거래 전문 Alameda Research 설립.
⁃ 2019년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FTX 설립.
⁃ 2021년 Forbes 선정 30대 세계 최고 갑부에 등극.
⁃ 2023년 파산 신청. 사기죄로 기소.
⁃ 2024년 징역 25년 구형.
What a life!
한때 잘 나갈 땐 SBF에 돈을 빌려주기 위해 줄을 섰던 투자자들이 어느 순간 상황이 반전되어 암호화폐 시장이 위기에 처하고 FTX가 어려움에 처하자 돌변해서 등을 돌렸다.
‘우리 돈을 유용했다, 우린 전혀 상황을 모른채 사기 당했다’ 등 전형적인 피해 주장자의 아우성만 고조되는 가운데 SBF 는 부모가 지켜 보는 앞에서 수갑을 차게 됐다. 법정에서 증언에 나선 전 동료들도 SBF 가 독단적으로 저지른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단다.
책에 나오는 SBF 에 대한 Michael Lewis 의 묘사다.
“어려서부터 친구가 없었던 SBF 는 우정이라는 기술을 연마할 틈도 없이 어느 순간 너무나 많은 유명한 친구(Tom Brady, Taylor Swift, Shaquille O’Neal, Orlando Bloom 등)를 거느린 어른이 돼 버렸다.”
“SBF 는 금융 시스템을 파괴하는 범죄자라기 보다는 지식으로 무장했지만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도덕률에 따라 살다가 크나큰 실수를 저지른 청년이 더 진실에 가깝다.”
NY 남부 지방법원 Lewis Kaplan 판사의 SBF 25년 양형 논지 또한 흥미롭다.
“이 사람은 미래에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할 위치에 설 위험이 있으며, 그것은 결코 사소한 위험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선고에는 일정 부분 그를 무력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 가석방 없는 징역 25년에 처한다.”
OMG
SBF 가 실제로 사회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 격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리스크 관리 전공 장교수의 결론. SBF 는 Governance 에 무지했고, Risk Mgt. 에 실패했으며, Compliance 를 무시한 리스크 관리 loser 다. SBF 사태는 소위 말하는 GRC 리스크 관리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장동한 리스크관리 전문기자(건국대학교 명예교수) dhchang@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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