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박용설 역사칼럼니스트] BC490년 약600척의 군선과 2만5천명의 페르시아군은 아테네를 우회 공격할 목적으로 마라톤에 상륙한다.
병력이 열세인 아테네군은 스파르타에 원군을 요청하나 반란진압을 이유로 15일후에나 출발할수있다는 소식을 듣고 최대한 끌어 모은 약1만명의 병력으로 마라톤부근 헤라클레이온에 진영을 구축한다.
일주일간 마라톤부근에서 대치하던중 페르시아는 아테네군의 숫자가 페르시아군보다 적음을 간파하고 보병중 절반을 함선에 승선시켜 상대를 얕보는 행동을 한다.
전투가 시작되자 일진일퇴를 거듭하던중 양쪽측면의 취약점을 공격한 아테네보병에 페르시아군의 전열이 붕괴되면서 지형에 무지한 페르시아군은 후방의 습지로 도망치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며 일부병력은 함대로 도주한다. 아테네군은 이들을 추격하여 수척의 함선을 침몰시켰으나 함대의 출발을 막지는 못하였다. (페르시아 6400명 전사, 아테네 192명 전사)
멀어지는 페르시아함대를 보며 아테네군은 이함대가 우회하여 아테네를 공격할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소수의 병력만 남아있는 아테네에 페르시아함대가 나타나면 우리가 전투에서 패배했다고 짐작하여 항복할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지체없이 전령 페이디피데스를 아테네로 보내 승리소식을 알리고 아테네군도 빠른 행군으로 아테네로 돌아와 방어를 시작하자 페르시아군은 작전을 포기하고 철수하였다.
질 것 같은 절망적인 전쟁에서 승리한 아테네군은 전령 페이디피데스가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쉬지않고 달려 아테네에 승전보를 전한뒤 숨을 거둔 것을 기리기 위해 마라톤이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은 쿠배르탱이 근대올림픽 마라톤을 추진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기위해 전령 페이디피데스의 일화를 감동적인 스토리로 각색한 것이라고 한다.
마라톤에 도착하니 너무 평범한 한적한 시골 동네이며 방문객도 별로 없다.
마라톤스타디움엔 마라톤 모자이크과 비석 등만 있고 어디에도 마라톤전투의 흔적 또는 기념물이 보이지 않아 조금 아쉽지만 마라톤박물관을 방문하여 근대마라톤의 흔적을 찾아본다.
1936년 베를린금메달 손기정,1992년 바로셀로나금메달 황영조,1996년 아틀란타 은메달 이봉주 자랑스런분들을 사진으로 대하니 감회가 새롭다.
마라톤에 있는 마라톤스타디움을 뛰며 2500년전 이곳에서 벌어졌던 마라톤전투는 어떠했을까 병사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 그때를 회상하며 깊은 상념에 빠진다.
마라톤전투의 회상도 잠시 A군 핸드폰이 없어졌단다. 모두 화들짝 놀래 갈팡질팡이다.
시계를 보니 오후3시,박물관도 오후3시에 문닫는다, 맙소사~~
허겁지겁 박물관까지 정신없이 뛰어갔는데 아마 Sub-3페이스쯤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미 '칼퇴', 야속한 철문은 굳게 닫혀 꿈쩍도 않는다.
망연자실 어찌할바를 몰라 우왕좌왕 하고 있는데
“저기 있다~~~!”
박물관정원 동상 옆에 빼꼼히 핸드폰이 보이는거다.
우~~~~왕!!! 정말 다행이다.
마라톤동상에서 사진 찍을 때 옆에 두고 그냥 나온 것이다.
그런데 굳게 닫힌 철문을 뚫고 어떻게 핸드폰을 꺼내 온단 말인가?
조그만 시골동네에서 마라톤복장으로 웅성대고 있으니 구경꾼들이 모여든다.
마침 정문앞 카페 여주인이 친절하게 박물관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하는데
내일 10시에 오픈이니 내일 오란다. 누가 그걸 모르냐구욧...
“난감하네~~~~남감허네~~~”우짜면 좋노.....
잠시후 카페여주인이
너희들 담치기 하면 어떠냐? 신고 안할꺼니 걱정말구
그리고 찬찬히 우릴 살피더니 나를 째려(?)보며
“You!” 니가 넘어가라. 젤 날쌔 보이나보다.
3m쯤 되는 높은담장이 만만치 않지만 내일 다시오는 것 보다야 당근 백번 낫지...
턱걸이 훈련한 걸 담장넘는데 써먹을줄 누가 알았을까?
네이비실 특수요원 비슷(?)하게 담장너머 라이언일병 핸드폰을 구출해 오니 박수소리 요란하다.
카페여주인과 덕담이 오가고 감미로운 커피와 쿠키,와인으로 놀란가슴을 달랜다.
“고대올림픽의 요람 올림피아”
요즘 파리올림픽 경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메달 5개를 목표였는데 가볍게 11개가 넘어가니 '국뽕'이 차오르고 중계방송 보는 낙으로 산다.
근대올림픽은 1896년에 시작되었지만 고대올림픽은 놀랍게도 BC7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2800년전에 첫 올림픽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4년마다 한번씩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모든 전쟁을 멈추고 올림피아에 모여 제우스신을 기리기위한 종교행사 및 체육행사를 했던게 시초인 것이다.
달리기,권투,레슬링,창던지기,원반던지기를 시작으로 점차 종목을 늘려나갔다.
우승자에게는 암포라(목이긴 항아리)에 올리브유를 담아 주었는데, 지금도 우승자에게 우승컵을 주는 것은 여기에서 유래돤 것이다.
AD393년 로마 데오도시우스황제가 종교적이유로 페지시킬때까지 무려 1169년간 개최되었다.
아테네에서 올림피아는 상당히 먼거리다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하므로 아침부터 서둘러 올림피아로 향하는데 고속도로에 차량이 별로없어 한가롭고 여유있다.
고대올림픽에 참가하기위해 어떤수단으로 이동했으며 숙식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굼한것 투성이지만 올림피아를 돌아보며 곳곳에 들어찬 짜임새있는 경기장,훈련장,체육관,숙박시설,상가등을 보며 아테네 고대 아고라에서 느낀것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았다
아테네에서 멀리 떨어진 오지임에도 이런 대규모의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경제력은 기원전에 이미 완성된 체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제우스신전은 어딜가나 제일 크다. 신들중 으뜸신이라 크게 짓나보다.
셀리눈테, 아그리젠토 모두 마찬가지로 제일 크다 두 곳에 있는 제우스 신전을 복원하면 파르테논 신전에 버금가는 규모일 것이다.
올림픽때마다 이곳에서 채화하여 올림픽개최지로 떠나는 성화봉송의 시작점이다.
고대 지중해를 호령했던 그리스의 영화를 읽을 수 있는 올림피아는 오늘도 화려하게 빛난다.
메인스타디움은 아치를 통하여 선수 심판등이 입장하고 관중들은 위쪽으로 입장한다.
가운데 네모난사각형은 심판석이며 일자로 배치된돌은 스타트라인이다.
고대국가중 조각예술이 가장 발달된 나라는 그리스일 것이다.
현재 박물관에 보존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극사실적 정교함과 예술성이 독보적이다.
그리스가 패망후 로마에서는 그리스청동상의 대리석복제가 유행처럼 번져 라오콘을 비롯한 수많은 걸작이 탄생하였다.
이처럼 수준높은 청동조각들은 안타깝게도 기독교,이슬람이 차례로 짓밟아 대부분 용광로를 거쳐 동전제작과 건축자재등으로 사용되어 현재는 극소수만 남아있다.
또한 그리스학문과 그리스어를 모르면 지식인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 그리스인가정교사의 인기가 높고 대우도 좋았다.
올림피아를 돌아보며 영원할 것 같은 고대그리스의 화려했던 영화도 마케도니아 알렉산더대왕의 말발굽에 사라져간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다.
박용설 칼럼니스트 finder5300@hanmail.net
금융회사에 30여년간 근무하고 퇴직해 마라톤을 뛰고 있다. 로마사에 흠뻑 빠져 관련 책을 섭렵하고 있으며, 고대 로마의 역사 현장에 가서 배우기 위해 로마와 그리스 등에 직접 '한 달 살기' 체험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열혈 역사연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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