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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이문화 사장 [삼성화재 제공]

삼성화재 언팩 콘퍼런스 [삼성화재 제공]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삼성화재가 22일 서울 서초동 삼성금융캠퍼스에서 개최한 '언팩' 콘퍼런스에서 신상품 '보장 어카운트'를 공개하며, 업계 최초로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보험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점은 금융위원회 권대영 사무처장이 축사를 맡았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혁신을 위한 행사의 중심에 금융위가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장 어카운트' 소개와 금융위의 역할

삼성화재는 이번 행사에서 '보장 어카운트'라는 신상품을 공개했다. 언팩(공개) 행사는 통상 IT업계에서 스마트폰 등 최신 기기를 처음 선보이는 행사로, 보험업계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이같은 방식으로 신상품을 알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행사에는 금융위원회,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등 관련 기관과 학계, 재보험사, 언론사, 애널리스트, 법인모집대리점(GA) 대표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이번 언팩은 사회 구성원 앞에서 단기 성과주의를 넘어선 책임 경영을 추구하고, 혁신 비전 실천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삼성화재의 다짐을 약속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위 사무처장이 축사로 참석한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가 단순히 삼성화재의 신상품 소개에 그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보험업계는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과 과열된 경쟁 속에서 소비자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화재의 이문화 사장은 이를 '혁신 DNA의 부재'라고 인정하며, 보험의 본질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자리에 금융위 사무처장이 참석한 것은, 그만큼 금융당국도 보험업계의 혁신과 소비자 신뢰 회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금융위의 정책적 지원과 삼성화재의 혁신

이번 삼성화재의 언팩 행사에서 금융위 사무처장이 참석한 이유는, 보험업계의 혁신적 변화와 미래 방향성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이 크다. 금융위는 최근 변화하는 보험업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화재와 같은 대형 보험사의 혁신적인 시도가 소비자 보호와 보험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것은 보험업계가 직면한 여러 과제들—특히 신뢰 회복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혁신적 상품 개발—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험업계의 경쟁 과열, 혁신으로 승부?

삼성화재는 이번 행사에서 신상품을 소개하며, 기존의 복잡한 담보 구조를 간소화하고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보장 어카운트'는 검사, 입원, 치료, 관리 등 치료 여정을 끊김없이 보장하고, 건강한 고객에게는 환급금을 지급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병원 동행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어 1인가구나 노인, 자녀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 가구를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혁신이 진정으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지, 단순히 마케팅 전략에 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보험업계가 겪고 있는 경쟁 과열과 소비자 신뢰 회복 문제는 단기적인 상품 출시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