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지역 환일고 동문 모임인 ‘환일서경회’ 회원들이 4월 12일, 경북 의성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성금과 생필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환일서경회)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우리는 환일인(桓一人)입니다. 함께 아파하고, 함께 돕습니다.”
지난 12일, 경북 의성군청에 뜻밖의 방문객들이 찾아왔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환일고등학교 졸업생 모임인 ‘환일서경회’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의성군 주민들을 위해 성금과 물품을 보태고자 의성군에 700만원 상당의 기부를 전했다.

기부의 주축이 된 ‘환일서경회’는 서울 중구 만리동에 위치한 환일고 출신 동문들의 지역 모임으로,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번 기부는 단순한 동문회의 친목활동을 넘어, 사회적 연대와 실천이라는 더 큰 가치로 이어졌다.

이날 전달된 성금과 물품은 전기밥솥, 생필품, 이불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로 구성됐다. 환일서경회는 산불로 집을 잃고 피난처에서 지내는 주민들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파악하고, 회원들의 뜻을 모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환일서경회 이성언 회장(환일고 24회 졸업)은 “의성은 우리 동문들의 고향은 아니지만, 고통 앞에서는 지역과 인연을 따질 이유가 없다”며 “작은 손길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성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사회 각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환일서경회의 이번 기부는 “고향이 아니더라도 함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서울에서 활동 중인 동문회가 이렇게 마음을 모아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부금은 산불 피해 주민들의 긴급 복구 및 일상 복귀 지원에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환일고는 1947년 중학교로 개교해 1950년 중고교로 분리된 전통의 명문고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왔다. 환일서경회는 동문 간 유대와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교외 조직으로, 장학금 기부, 헌혈 캠페인, 환경정화 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천해왔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