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이은주 기자] 범LG가(家)인 LS그룹이 또 한 번의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 국내 방산산업의 핵심 축 중 하나인 LIG그룹과 손잡고 첨단 방위산업을 비롯한 에너지, 전력, 통신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 포괄적인 협력에 나선 것이다. 단순한 MOU 체결을 넘어, 공동연구와 합작사 설립까지 포함된 이번 협약은 LS의 새로운 성장궤도 진입을 예고한다.
LS그룹과 LIG그룹은 최근 전략적 제휴 및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그룹은 이 협약을 바탕으로 각자의 핵심 역량과 인프라를 공유하며, 방위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첨단소재와 무기체계 개발에 강점을 지닌 LIG그룹과, 전력 및 에너지 인프라에 특화된 LS그룹이 손을 맞잡음으로써 차세대 융합 산업의 중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LS그룹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단순한 제휴를 넘어, 지속가능한 공동성장과 기술 융합을 실현할 기회”라며 “양 그룹이 함께 미래 산업 지형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양사는 공동 연구개발(R&D)과 시장 조사, 인적 자원 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협의체도 조속히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번 전략적 행보는 단기적인 협력 이상으로, 글로벌 공급망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국내 산업계가 협업을 통해 자립 기반을 다진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방위산업이라는 특수 분야에서부터 협력의 물꼬를 튼 것도, 기술 독립성과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두 그룹의 미래지향적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제휴를 두고 ‘백기사’ 확보의 의미도 있다고 본다. 최근 LS그룹은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이라는 의외의 상황을 맞았다. 호반은 LS전선의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모기업으로, 최근 LS 지분 일부를 매입하며 이목을 끌었다. 표면적으로는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법적 다툼이나 경영권 견제 시나리오까지 언급하며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LS는 이러한 외부 리스크에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LIG라는 믿음직한 파트너와 함께 안정적인 ‘내부 연대’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LS그룹 특유의 장기적 관점과 신중한 의사결정, 그리고 무엇보다 ‘기술 중심 성장’이라는 철학이 녹아든 결과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협력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다. 국내 방산과 에너지 산업에서 각각 오랜 기간 축적해온 두 그룹의 기술과 노하우가 만날 때, 그것은 단순한 1+1이 아니라 ‘혁신의 시너지’로 이어진다. 글로벌 기술 전쟁 시대에, LS의 이번 결단은 기술 자립을 향한 힘 있는 행보이자, 국내 산업 생태계에 긍정적 긴장감을 불어넣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LS와 LIG 기업 이미지(CI) [LS 제공]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