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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연합뉴스]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과반 확보에 성공하며, 경영권 방어와 지배구조 안정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 열린 정기총회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주총에서는 이사 수를 최대 19인으로 제한하는 안건이 통과됐으며, 신규 이사로 최 회장 측 인사 5명과 영풍·MBK 측 인사 3명이 선임됐다.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최 회장 측은 총 11명의 이사를 확보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정관 변경은 이사 수를 무제한 확대해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자회사 썬메탈홀딩스를 통해 영풍 보유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이 이번 표 대결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 안정성 부각
고려아연은 올해 1월 집중투표제 도입에 이어, 이번 이사 수 상한제 도입으로 경영 투명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주주가치 보호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인 MBK가 최근 홈플러스 운영 문제로 도마에 오른 가운데,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외부 자본의 무리한 경영 개입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일부 기관투자자 및 해외 장기 투자자들이 고려아연의 안정적인 경영 구조와 거버넌스에 긍정적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균형과 투명성이 확보됐다”며 “경영의 일관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책임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은 지속…경영권 불확실성 일부 남아
한편, 영풍·MBK 연합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영풍 보유 지분의 의결권 제한에 대해 즉시항고 및 이의제기를 통해 효력을 다투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최 회장 측 기존 이사 4인의 효력이 정지된 상태이며,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이사회 구성이 추가로 변동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MBK 측은 임시 주총 개최를 통해 추가 이사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은 법적 공방을 중심으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기 주총 결과는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의 이사회 운영 주도권을 확보하고, 거버넌스 리스크를 일정 부분 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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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장 앞 손피켓 들고 있는 고려아연 노조원= 28일 고려아연 노조원이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장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5.3.28 [연합뉴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