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장동한 전문기자] 예상은 했지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는 트럼프의 광풍이 생각보다 훨씬 거세다. 눈 앞의 먹잇감을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늙은 숫사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장교수는 동물의 왕국 시청을 좋아한다. 동물의 왕국 프로를 열씨미 보면서 자주 드는 생각인데, 아프리카 사파리의 동물 세계나 우리 인간 세상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노쇠한 숫사자가 자기 세상을 지키려고 기를 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암컷들을 뺏기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몸이 옛날 같지 않아 전전긍긍하는 내용이었다. 외지에서 온 젊고 거친 숫사자들의 공격은 날로 거세지고, 하이에나 무리들의 집적댐도 성가신데, 가뭄에 물과 먹을거리가 동나면서, 집안내 반발도 만만치 않으니 … 실로 내우외환이다. 2025년초 미국을 포함한 우리 인간네 세상과 다르지 않다.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겠단 얘기는 … 오늘 현재 미국은 위대하지 않단 고백 아닌가? 큰소리 치며 떠들어대지만 싸울 때 큰소리 뻥뻥 치는 친구는 그만큼 내심 불안하단 얘기다. 지난 75년(1950-2025)의 세상을 강대국 미국 중심으로 정리해 보자.

1950년대.
2차 세계대전의 유일한 승전국은 미국이었다. 전쟁을 통해 제조 강국의 위상을 떨쳤고, Bretton Woods 체제를 통해 기축통화 U$ 를 기반으로 Pax Americana 시대를 열었다. Great America!

1960년대.
전쟁의 상흔을 빨리 극복한 독일과 일본의 도전이 커지면서 미국은 무역적자가 쌓였고, 복지 정책 확대와 베트남 전쟁의 수렁 속에서 재정적자 또한 급증했다.

1970년대.
쌍둥이 적자로 막대한 금이 유출되면서 71년 8월 Nixon 대통령은 급기야 금 태환 정지를 선언했다. 베트남 전쟁의 패배와 석유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은 사상 초유의 stagflation 상황에 빠졌다.

1980년대.
Petro Dollar 협약으로 미달러 가치의 폭락을 막고, 고금리 극약 처방으로 인플레를 잡았으며, Plaza 협약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등 미국 경제의 rebuilding 에 노력했다.

1990년대.
91년 소련의 붕괴에 따라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 구축으로 저물가를 향유하면서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명실상부 Great America 파워를 만끽한다.

2000년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초강대국 미국의 전횡은 외세의 반발을 초래했고 그 정점이 911 WTC 테러였다. 8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하락에 따라 전략적으로 키웠던 금융산업에서 위기가 발생하면서 미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고 전 세계가 불황에 빠졌다.

2010년대.
경제 불황과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테러와 자연재난이 이어졌고, 급기야 2019년말엔 팬데믹 COVID 19 가 전 세계를 덮쳤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세계화의 종말.

2020년-
말 그대로 혼돈의 세계다.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트럼프 정부 2기가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면서 stagflation 고착화. 부채 위기. 글로벌 공급망 위기. 미중 갈등. 전쟁 위협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팬데믹 위협. AI 리스크 확산. 고령화 위기. 달러 위상 약화와 금융위기. 사회적 불평등 심화. 환경 파괴와 기후 재앙 등의 복합 재난 발생 가능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인류를 위협하는 mega 위기 발생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국가간 협력의 필요성이 지극히 높지만 지금 당장은 각자가 도생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세계 리더인 미국의 움직임이 자국 우선 아닌가? 지극히 우려스럽고 우리 아이들 세대의 큰 어려움이 눈에 훤히 보이는듯 하여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다.

감히 바라건대 세계가 다들 협력하여
Make ALL Good Again 하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더없이 좋겠다.
Amen.

<참고> 초거대 위협 Mega Threats(Nouriel Roubini 2022)

장동한 리스크관리 전문기자(건국대학교 명예교수) dhchang@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