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장영자 또 철창행…154억원 위조수표 사용 혐의
1심에서 무죄받았다 2심서 뒤집혀 징역 1년에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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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자씨 구속 = 거액의 어음부도및 사기사건과 관련, 검찰의 조사를 받던 장영자씨가 서울 구치소에 구속 수감되기 위해 검찰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서울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1994.1.24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1980년대 '희대의 어음 사기사건'으로 이름을 알린 장영자(81) 씨가 다시금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항소3부(태지영 부장판사)는 위조 유가증권 행사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판결을 뒤집고 징역 1년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위조수표 몰랐다'는 주장, 2심에서 반박

장씨는 2017년 7월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농산물 계약을 체결하며 선급금 명목으로 154억 원 규모의 위조수표를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위조수표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장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가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장씨가 위조수표라는 점을 알았다면 즉시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농산물 선지급금으로 사용해 결과적으로 이익을 얻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다른 결론을 내렸다. 태지영 부장판사는 "장씨가 계약 당시 A씨로부터 3,000만 원의 이행보증금을 지급받았고, 이를 반환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으로 장씨가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과거 장씨의 범죄 수법과 유사한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 사건에서 사용된 위조수표의 액면 금액과 번호가 이번 사건과 동일하다는 점, 타인에게 위조수표를 건네 현금화하게 한 방식이 반복됐다는 점이 지적됐다.

◇누범으로 인한 가중처벌…"반성 없는 태도"

장씨는 이미 여러 차례 사기와 관련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1983년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으로 불렸던 어음 사기 사건으로 징역 15년형을 받았고, 이후 1994년에는 140억 원 차용 사기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에도 구권화폐 사기와 전환사채 기부를 빌미로 한 사기로 재차 구속됐으며, 가장 최근에는 2022년에 출소했다.

태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누범 기간 중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거액의 위조 증권 사용으로 금융거래의 신뢰를 훼손했고, 재판 과정에서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에 여러 차례 불출석하며 공판을 고의로 지연시킨 점도 엄격히 문책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장영자, 대법원에 상고

장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장씨가 이미 과거 사건의 위조수표를 재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한편, 장씨는 1983년 사건으로 인해 당시 금융권과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되며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에도 사기 행각이 계속되며 여러 차례 구속과 석방을 반복한 그의 행보는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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