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名家' 현대건설의 두 얼굴, 반복되는 공사비 갈등과 책임 회피 논란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한 달 앞두고 갑자기 ‘공사 중단’…‘1만2000가구’ 날벼락

이은주 기자 승인 2024.10.22 11:53 | 최종 수정 2024.10.22 12:08 의견 0
입주를 한 달여 앞둔 22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모습.
1만2천32가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다. [연합뉴스]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서울 강동구의 대규모 재건축 프로젝트인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이 또다시 공사 중단 사태를 맞으며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시공사들이 조합에 170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으나, 조합 대의원 회의에서 인상안이 부결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19일부터 조경 및 도로 확장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는 2022년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설계 변경 문제로 공사비 갈등이 발생해 한 차례 공사가 중단된 데 이은 두 번째 중단 사태다.

현대건설은 이번 문제에 대해 "시공사와 조합 간의 갈등"이라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지만, 주관사로서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림픽파크포레온’ 프로젝트의 총괄 주관사로서 거대 재건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발생 시마다 갈등 조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책임 있는 조정자로서의 현대건설 부재

현대건설은 거대 건설사로서,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에 대한 조정 역할을 수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특히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을 정도로 상징성이 큰 프로젝트인 만큼, 현대건설의 관리 능력에 대한 평가는 이번 사태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대규모 재건축 사업에서는 공사비 증액 요구나 설계 변경과 같은 문제들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조정하지 못하고 갈등이 공사 중단으로까지 이어지면, 결국 피해는 입주 예정자와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현대건설은 그동안의 갈등 상황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의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중재자로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회피해 왔다. 그러나 주관사로서의 책임을 피하는 모습은 오히려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과 실망감을 키우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현대건설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입주 일정 차질 가능성과 고객 신뢰 문제

이번 공사 중단 사태가 이어지면서 11월 예정된 입주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강동구청은 준공 및 임시사용승인 불가능 판정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 입주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은 입주에 문제가 없도록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입주 예정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주관사로서 적극적으로 갈등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번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향후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대건설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고객과의 신뢰 구축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현대건설의 적극적 역할 필요성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최저6층 최고 35층 85동 규모의 1만2032가구 초대형 단지로, 다음달 27일 입주를 시작한다. 입주기간은 2025년 3월31일까지다. 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네 곳의 대형 시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에 참여했다.
공사비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는 현재 계속 진행 중이지만, 시공사와 조합 간의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대건설은 프로젝트 주관사로서 시공사와 조합 간의 조율을 통해 공사비 증액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입주 예정자들에게 확실한 일정을 제시하는 등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러한 갈등이 지속되면, 현대건설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데 있어 실패한 주관사로 평가될 위험이 크다. 거대 재건축 사업은 단순한 시공 이상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협의가 필요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주관사의 책임감과 조정 능력이 필수적이다.

현대건설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입주 예정자와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큰 불신을 초래할지 결정될 것이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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