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최고수의 경매 이야기

제1회 경매 기준권리만 알면 쉬워진다
권리분석은 매수인 입장에서 하자

비즈체크 승인 2024.04.23 18:36 | 최종 수정 2024.04.23 18:41 의견 0

맞벌이 부부 A 씨는 경매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경매 공부를 하고 있다. 평소에 경매 관련 책을 탐독하면서 주말에는 틈틈이 남편과 함께 경매 강의도 듣는다. 그러나 경매로 집 장만을 한 사람 중에는 손해를 봤다는 얘기도 들린다. 게다가 꾸준히 경매 공부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권리분석은 어렵게 느껴진다. 그녀는 경매에서 가장 어렵다고 하는 권리분석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하다.

최근 들어 경매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매로 내 집 마련 시 시세보다 싸게 매수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물론 경매가 쉬운 것은 아니다. 권리분석이라는 큰 산을 넘지 못하고 포기하는 때도 많다. 그렇다. 경매 초보자에게는 권리분석이 제일 큰 부담이다. 또한 임차인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히고설켜 있어 어렵게 느껴진다. 그런데 권리분석을 매수자 관점에서 단순화하면 쉬어진다. 권리분석은 기준권리만 제대로 알기만 해도 절반은 끝낸 것이다. 기준권리는 권리분석에 있어 중요한 잣대다. 왜냐하면 등기부에 공시되는 모든 권리의 생사(生死)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즉, 기준권리보다 앞에 나오는 권리는 원칙적으로 경매로 소멸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준권리보다 뒤에 나오는 권리는 원칙적으로 경매로 소멸한다. 물론 모든 권리의 뜻까지 알아두면 좋다. 하지만 그 뜻을 잘 몰라도 권리분석을 하는 데 문제는 없다.

한편, 기준권리의 종류는 근저당권(저당권), 압류(가압류),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 등 4개의 권리가 있다. 이 중에서 등기부에 설정 일자가 가장 빠른 권리가 기준권리가 된다. 당연히 기준권리는 경매로 소멸한다. 그러나 기준권리보다 앞에 나오는 권리(지상권, 지역권, 가등기, 가처분, 환매등기 등)는 원칙적으로 매수인이 인수해야 한다. 반면 기준권리보다 뒤에 나오는 권리(지상권, 지역권, 가등기, 가처분, 환매등기 등)는 경매로 소멸한다. 다만,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청구 또는 소유권이전에 대해 다툼이 있는 후순위 가처분은 경매로 소멸하지 않는다. 매수인이 인수하는 권리다.

권리분석 사례를 보자. 매각기일을 앞둔 강남구 역삼동에 소재한 A 아파트가 있다. 등기부를 확인해 보니, 1순위 근저당권, 2순위 근저당권, 3순위~7순위까지 가압류, 8순위 경매개시결정(임의경매) 순이다. 여기서 기준권리는 1순위 근저당권이다. 기준권리보다 앞에 나오는 권리는 없다. 등기부에 공시되는 모든 권리는 기준권리보다 뒤에 나온다. 그러므로 등기부에 공시되는 모든 권리는 경매로 소멸한다. 매수인이 인수하는 권리는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이렇게 근저당권을 비롯해 가압류 및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각각의 뜻을 몰라도 권리분석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경매 초보자로서 근저당권의 뜻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근저당권은 그냥 기준권리 중에 하나로 생각하자. 근저당권은 기준권리가 되므로 경매로 무조건 소멸하는 것으로 알아두면 된다.

경매로 내 집 마련에 나섰다면 권리분석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아야 한다. 권리분석의 핵심은 등기부에 공시되는 권리 중에서 기준권리를 고르고, 매수인이 인수하는 권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당연히 등기부에 공시되는 모든 권리가 경매로 소멸하는 권리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경매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은 등기부에 공시되는 각종 권리(근저당권 등)의 뜻을 알려고 한다. 하지만 그 권리의 뜻을 몰라도 권리분석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오히려 그 뜻을 알려고 하면 할수록 권리분석은 어렵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

[현재]
* 주식회사 제이에듀더블유엠 대표
*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
* GLG(Gerson Lehrman Group, lnc) 자문위원

[경 력]동국대학교 법학박사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신한PWM프리빌리지서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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