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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면담장 모습을 드러낸 김동원 사장(왼쪽)과 김동선 부사장(오른쪽) [연합뉴스]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한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기 위해 국내 주요 그룹의 젊은 경영인들이 일제히 집결했다. 특히 한화그룹의 3형제가 동시에 등장한 모습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화 3형제 전면 등장…커피숍서도 포착
30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나란히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머물고 있는 이 호텔에서 이들은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면담을 가졌다.
양복 차림의 세 사람은 약 30분간 면담을 마친 뒤 호텔 내 커피숍에서 커피를 포장해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먼저 차량에 탑승하자, 두 동생이 포장된 커피를 전달하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김동원 사장은 면담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냥 편하게 커피 마시러 왔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만남이 한화의 미국 방산, 조선, 에너지, 반도체 사업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인맥 구축해온 한화…2기 정권 준비?
한화그룹은 트럼프 일가와의 인연이 오래됐다. 김승연 회장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국내 대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초청됐고,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올해 1월 트럼프 2기 취임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측 핵심 인사들과 교류를 강화했다. 이번 면담은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면담 직후 경남 거제로 이동해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과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추가 면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롯데·셀트리온도…트럼프 Jr. 면담 줄잇는다
이날 트럼프 주니어의 릴레이 면담에는 30대 그룹 소속 20여 명의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밖에 미국 시장 비중이 큰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의 참석 가능성도 제기된다. 면담은 주요 대기업은 1:1, 중견기업은 집단 면담 형식으로 진행되며, 시간은 기업별로 30분에서 1시간가량 할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트럼프 재단과 기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부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글로벌 재계 인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입국하는 트럼프 주니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