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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심 재고 모두 소진'=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8일 서울 시내 한 SKT 매장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구가 적혀있다. [연합뉴스]

[비즈체크=홍혜연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로 촉발된 가입자 이탈에 대응하며 대규모 보조금을 확대하고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지난 28일부터 SK텔레콤은 유심 정보 탈취 사고 이후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로 인한 가입자 이탈은 빠르게 확대되며 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약 3만4천132명의 SK텔레콤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자의 약 60%가 KT로, 40%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것이다.

이러한 고객 이탈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KT와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유치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보조금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는 통신업계에서 ‘기회는 지금’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로 통신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2위와 3위 사업자는 이를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T·LG유플러스, 보조금 확대로 공격적 가입자 유치…‘갤럭시 S25’ 모델 공짜폰으로 제공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를 기회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KT 일부 대리점에선 삼성의 최신 모델인 갤럭시 S25 기본 모델을 공짜폰으로 제공하며, 가입자에게 25만원의 페이백을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 대리점 일부도 동일 모델에 대해 33만원의 페이백을 제공하며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보도 전까지 제공된 페이백의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고객 이탈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KT와 LG유플러스의 전략은 통신 3사 간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 이탈자 급증 속 ‘1위 자위’ 불안…6월 단통법 폐지에 ‘더 큰 위험’ 예고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1위 자리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5월 중순부터 유심보호서비스가 로밍 서비스와 함께 제공될 예정이지만, 연휴와 7월 단통법 폐지로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외여행 중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유심보호서비스 해지 등의 불편을 겪을 경우, 다른 통신사로의 이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의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이탈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28일 하루 동안만 평소의 200~300배에 달하는 가입자 이탈이 발생한 것을 보면, SK텔레콤의 1위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략적 수주 경쟁, ‘신삼국지’ 시대 돌입…가입자 쟁탈전 본격화

이번 사태는 통신업계를 '신삼국지' 시대의 서막으로 이끌고 있다.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보조금 경쟁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7월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은 한층 치열해져, 고객들의 선택을 더욱 변동성이 큰 상황으로 만들 것이다.

SK텔레콤은 유심 교체와 함께 보조금 규모를 확대하면서 가입자 이탈을 막으려 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보조금 확대와 함께 고객 쟁탈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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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유심 교체 기다리는 시민들=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8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홍혜연 기자 hongyang04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