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송이 NC문화재단 전 이사장 [NC문화재단 제공]
[비즈체크=홍혜연 기자] 한때 ‘게임업계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렸던 윤송이 전 엔씨소프트 사장이 새로운 무대에 섰다. 올해 초 비영리법인 NC문화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윤 전 사장은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 북미법인 대표 등을 거친 윤 전 사장은 지난 2월, NC문화재단 정기 이사회에서 임기 만료로 공식 퇴임했다. 후임 이사장에는 박명진 전 수석브랜드책임자(PBO)가 선임됐다.
윤 전 사장은 그간 재단을 통해 청소년 과학 프로그램, 디지털 인문학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시선은 게임 너머, 기술의 미래로 향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털 ‘프린시플 벤처 파트너스(Principal Venture Partners, PVP)’를 공동 설립했다. 1억 달러(약 1,450억원) 규모 펀드를 운용 중인 PVP는 AI 분야 유망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윤 전 사장은 매니징 파트너로서 투자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활발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게임 개발자 회의(GDC)에 참석한 데 이어, 오는 22일에는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이어 28일에는 LA 게임스 콘퍼런스, 5월에는 캐나다 밴쿠버 웹서밋 2025 무대에서 AGI(인공범용지능)를 주제로 글로벌 AI 전문가들과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윤 전 사장의 곁에는 늘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남편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다. 두 사람은 미국 MIT 박사 과정 중 인연을 맺었고, 2008년 11월, 경기도의 한 전원주택에서 양가 부모만 초대한 조용한 결혼식을 올렸다.
공개되지 않았던 이들의 결혼은 이듬해 알려지며 ‘비밀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인연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 박사는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선임돼 김 대표와 공식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후 3년간의 사외이사 활동 중 두 사람은 가까워졌고, 2007년 열애설이 제기되었으나 당시 양측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윤 전 사장은 하버드대에서 생물학과 화학을 전공하고, MIT에서 전산학 박사 과정을 밟은 이공계 엘리트 출신이다. 김 대표 역시 MIT에서 박사 과정을 거쳤다. 두 사람은 기술과 경영, 전략과 미래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지적 파트너’로 불려왔다.
윤 전 사장은 엔씨소프트에서의 전략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제 AI 산업의 지형도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기술과 윤리가 공존하는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엔씨소프트를 넘어 실리콘밸리 무대에서 펼쳐지는 윤 전 사장의 도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게임을 넘어 기술과 사회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홍혜연 기자 hongyang04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