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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일본 현지 인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비즈체크=조언영 기자]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일본을 찾았다. 글로벌 현장경영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이번 출장에는 계열사 수장들이 대거 동행했으며, CJ 측은 이를 두고 “글로벌 사업 확대 가능성을 모색하는 행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현장의 실질적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부족했고, 보여주기식 일정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이 회장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도쿄에 머물며 일본 지역본부를 찾고, TBS, 미즈호 파이낸셜, 이토추상사 등 일본 유통·금융계 주요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또한 올리브영의 일본 진출을 놓고도 “신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하라”며 주문했다.
하지만 국내외 투자자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기에, 그간 수차례 강조되어온 ‘K컬처의 세계화’라는 메시지는 이제 식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출장에는 CJ주식회사, CJ ENM, CJ 미래경영연구원 등 핵심 조직의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현장 점검이나 파트너십 회동이 단순히 그룹 중심의 행보에 그쳤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 언론이나 기업의 공식 발표 없이 CJ 내부 시각만 반영된 브리핑은 ‘공허한 리더십 마케팅’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J그룹은 일본 내에서 식품, 엔터테인먼트, 뷰티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지만, 현지화 수준이나 브랜드 영향력 면에서 뚜렷한 성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K팝과 K콘텐츠 열풍에 기대 일본 시장에서의 확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은 이미 과포화된 산업 구조와 충돌할 가능성도 높다.
올리브영의 해외 진출도 마찬가지다. CJ 측은 일본·미국을 ‘우선 전략 국가’로 선정했지만, 현지 소비자 인지도 확보나 물류·마케팅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브랜드 중심의 진출 전략이 오히려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배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CJ 측은 이 회장의 이번 일정을 “임직원에게 그룹 비전을 공유하고,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소통”이라고 설명했지만, 비전 제시 이전에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와 책임’에 대한 검증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재현 CJ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의 글로벌 행보가 언론을 통해 미화되기보다는, 실효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요구된다.
조언영 기자 gyuri367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