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은행나무 숲에서 방문객들이 트레킹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비즈체크=서동석 수행문화전문가] 우리 사회는 지금 혼돈 속에 있다. 앞서 여러 글에서 밝혔듯이, 나는 그 근본적인 원인을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사회를 지배한 데서 찾고 있다. 사회는 다양하고 이질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들과 양극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갈등과 모순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대립 현상이 지나칠 때, 양극단을 균형조율할 수 있는 정신문화가 없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우리는 고도의 정신문화를 이룩한 단군의 후손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통섭의 정신을 망각하고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인류문명 자체가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 세계의 상황도 극도로 혼미하다. 인공지능시대의 새로운 무역질서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강(列強)들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극심하게 다투고 있는 중이다. 극단적인 물질문화로 야기된 사회의 불균형은 깊고 광범위하게 사회 전체에 뿌리박혀 있다. 더욱이 사회의 조직과 문화가 지닌 관성 때문에, 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사회의 시스템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가치체계는 한 순간에 새롭게 변화될 수 없다.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는 융합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설정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사회의 극심한 혼란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동인(動因)을 찾을 수 있으면, 우리 사회는 대전환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나는 수행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면서, 수행과 수행문화를 활용한 인간교육이 물질문화와 정신문화를 균형 있게 융합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직감했다. 여기에 AI의 등장은 내게 새로운 활력을 주었다. 나는 수행문화와 인간교육의 개발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인류에게 끼칠 해악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나는 역으로 AI가 인류의 제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AI는 양날의 검과 같다. 우리가 어떤 의지와 방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AI는 우리를 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우리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 정보를 조율할 수 있는 바른 기준이 있으면, AI는 복잡하게 얽힌 엄청난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고,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도출하는 특별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AI는 인간사회의 논쟁을 해결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감정이 앞서기 쉬운 사람들 사이에서 논쟁은 자칫 싸움으로 비화되기 싶다. 하지만 감정이 없는 AI는 소모적인 논쟁이 필요 없다.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보편타당한 기준을 AI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이 기준이 바로 보편윤리라고 본다. 나는 2018년에 《공자 노자 석가 예수를 관통하는 진리》란 책에서 인공지능에 부여할 윤리의식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후 나온 모든 책에서 AI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나는 보편윤리도덕을 함양하는 인간교육과 수행문화를 주장하고 있다.

AI시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간교육의 전범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가 추구한 교육의 목적은 인간성의 함양보다는, 각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 그 결과로, 물질적 편의와 효율은 높아졌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도덕성의 상실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사실 동서양의 인류사를 보면, 도덕적 타락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서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와 국가의 몰락을 불러일으킨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사회 지도층의 정신적 타락은 사회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AI시대에 도덕성은 더욱 중요하다. 비도적적으로 AI를 활용하면, 그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덕은 단순히 윤리적 차원을 넘어선다. 도(道)는 진리, 덕(德)은 진리의 실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AI시대가 본격화될수록, 도덕의식의 타락은 인류의 종말도 야기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점에서, 수행문화와 인간교육은 AI변혁시대를 살아내는 핵심이다. AI의 개발자는 물론이고 일반 사용자, 정부 관리자, 사업자 등이 모두 바른 도덕의식을 함양할 때, 인류사회의 안전은 보장된다.

역(易)의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우리 사회에 닥친 혼란과 위기는 오히려 수행문화와 인간교육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이제 때가 무르익었다. 앞으로 뜻이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자 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10명의 인재만 잘 양성하면, 우리 사회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각 분야에서 널리 사회를 이롭게 할 바른 뜻을 가진 10명의 인재가 양성되면, 그 파장은 사회 전체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소규모 인재교육을 주장하는 이유는 급변하는 시기에 새로운 정신문화를 세우는 데는 사회를 선도하는 인재교육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과 삶을 총체적으로 함양하는 인간교육은 대규모 교육과 학습이 가능한 이론교육으로 불가능하다. 체험을 통해 도덕적 생활습관을 체득하는 데 인간교육의 중점이 있으므로, 소규모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 지도층이 바른 도덕의식으로 재무장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솔선수범한다면, 그 모습은 대중에게 상당히 큰 교육적 효과를 주게 될 것이다. 나 또한 그들과 함께 수행과 인간교육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내 의식을 대승적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계기로 삼고 싶다.

사람들은 나쁜 것도 잘 따라하지만, 좋은 것도 빨리 학습하고 전파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 우리가 체득한 ‘빨리빨리 문화’는 수행문화와 인간교육을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수행문화와 인간교육을 융합사업으로 모델링해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거리와 정책들을 각 분야의 인재들을 통해서 보급할 계획이다. 수행과 인간교육에 관련된 사업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가 조화롭게 해결된다면, 정신문화의 보급이 한층 더 촉진될 수 있다.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힘들다.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요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추진하는 사람들마다 주장도 각기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의 작은 모델링은 어렵지 않다.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뜻이 천지인(天地人)의 도리에 부합하면, 적은 비용으로 큰 파급효과를 볼 수 있다. 모델링을 통해 검증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문화콘텐츠를 세상에 보급하는 과정에서, 바른 뜻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는 빠르게 정상을 회복하고, 세상을 선도할 수 있는 정신문화를 바로 세울 수 있다.

나는 나비효과를 믿고 있다. 비록 시작은 작은 울림에 불과할지라도,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모델은 주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물론 여기에는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하는 홍익정신이 필요하다. 무소유의 정신으로 모델링을 하고, 그 과정에서 얻어진 보편적인 정신문화를 사회에 환원하는 길이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바른 뜻을 베푸는 사람들이 모이면, 사회 전체를 소통시키고 올바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대의명분은 자연발생적으로 솟아오르게 된다. 수행문화와 인간교육의 모델링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정신문화를 전파하는 작은 단초가 되길 소망한다.

수행문화전문가 = 서동석 박사 eastosuh@daum.net

고려대학교 대학원 영문학과를 졸업(문학박사)했고, 현재 에머슨하우스 교육연구소 소장이다. 서남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재)대상문화재단 이사 겸 동천불교문화재단 상임이사 겸 반야연구소 소장, 고려대학교, 광운대학교, 단국대학교 강사 등을 역임했다. AI시대 융합문명사회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인간교육과 수행에 관한 집필, 연구개발과 더불어 수행건강교육문화 보급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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