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사옥 [DB손해보험 제공]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DB손해보험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7천7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지만, 부문별 성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매출은 18조8천308억원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조3천626억원으로 17.2% 늘어났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에는 몇 가지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난다.
장기보험 부문에서는 정밀심사 강화와 질병담보 위험률 조정 덕분에 손해율이 개선되었지만, 보험손익은 오히려 전년보다 0.4% 감소한 1조3천456억원에 그쳤다. 이는 고객 유치를 위한 과도한 경쟁과 보험금 지급 심사의 강화가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을 초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손해율을 유지했으나, 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등 보험 원가 상승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전년 대비 3.4%포인트(p) 상승했다. 이로 인해 보험손익은 1천709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46.8% 감소해 경영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원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이익 감소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반보험 부문은 보험손익이 1천2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이 역시 일시적인 요인에 의존한 결과라는 분석이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일반보험에서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투자손익은 주식형 보유자산(FVPL)의 평가이익과 보험금융 손익 개선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9.3% 급증한 7천43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이와 같은 투자이익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단기적인 투자 성과에 의존하기보다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은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가이드라인 변경 영향으로 전년보다 793억원 증가해 12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 변화가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
결국 DB손해보험의 사상 최대 실적은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부문별 실적의 불균형과 원가 상승, 규제 변경에 의존한 성과 등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났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보험료 책정의 합리화, 손해율 관리의 효율성 강화, 장기적인 투자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