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장동한 전문기자]

수지맞다.

헐~ Susie 가 맞았서요? 🤯
한자에 약한 학생들의 반응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수지맞다의 수지는 收支다. 수지가 맞다란 것은 수입收入과 지출支出이 맞아떨어졌다는 뜻으로 수입=지출이면 이익은 당근 0. 근데 원래의 뜻이 바뀌면서 이젠 장사에서 이익을 남겼다란 의미로 쓰이고 있다.

국제무역에도 수지收支가 중요하다. 무역흑자는 수입輸入보다 수출이 많은 경우고, 무역적자는 수입이 수출보다 많은 경우다. 무슨 비즈니스건 당근 이익을 남기는 게 좋으니 국제무역도 흑자가 바람직하리라. 과거 아주 오랜동안 대한민국은 만년 국제무역 적자국이었다가 1998년 이래 거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물어보자.

Q. 무역수지는 무조건 흑자를 낼수록 좋다?
A. 당근이져.

아녀요?
Not really.

우리가 잘 아는 국내총생산 GDP 등식을 보자.
국내총생산 Y
= 소비 C + 투자 I + 정부지출 G + 순수출 NX
(순수출 NX = 수출 X - 수입 M)

Y - C - G = I + NX
한편
Y - C - G 는 국민저축 S 와 다르지 않으니
S = I + NX
고로
S - I = NX
한 나라의 총저축에서 총투자를 뺀 금액이 바로 무역수지가 되는 것이다. 와~

한 나라의 소비가 불황으로 감소한다고 하자. 버는 돈에 비해 쓰는 돈이 적으니 저축이 늘어난다. 저축이 늘어나고 투자가 부진하면 무역흑자가 커진다. 소위 불황형 흑자다. 2024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반대로 소비와 투자가 활발해지면 무역수지는 적자! 미국은 저축률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대규모 무역적자를 시현하고 있다. 저축이 일정할 때 투자가 커져서 발생하는 무역적자라면 오히려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소위 호황형 적자 아닌가.

그렇다고 해서 … 무역수지가 마냥 적자를 내도 좋다는 얘기는 절대로 never 아니다.

Q. 그렇다면 우리가 무역흑자를 추구하는 이유는? Why?
A. 무역적자는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는바, 그럴 경우 무역적자는 고용과 내수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역수지 적자는 대외 건전성에도 문제가 된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면 외국으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기위해 외화를 빌려와야 한다. 과도한 대외 부채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도 무역적자가 누적된 가운데 발생했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해 물가 상승 압력 또한 커진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무역수지 흑자 or 적자 자체가 문제라고 하긴 어렵지만 … 대외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만큼의 무역적자가 누적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무역흑자가 내수 소비와 투자를 희생시킨 대가가 아닌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기사참조>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21712711 내용 정리

장동한 리스크관리 전문기자(건국대학교 명예교수) dhchang@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