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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구속영장 실질심사 출석하는 박영우 대유위니아 회장=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 이끄는 그룹사, 임금 체불로 법정에 서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째 딸 박재옥 씨(남편 한병기 전 국회의원)의 딸인 한유진 씨와 결혼한 박영우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이 수백억 원대의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 체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서는 이복언니의 사위인 박 회장은 조카사위에 해당하며, 전직 대통령의 가족으로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위치에 있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기업 경영의 부도덕성을 드러내며 법정에서 단죄를 받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대유그룹은 박영우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기업으로, 가전 및 자동차 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인해 과거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성장해 온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유그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여러 경제정책과 관련된 사업에 참여하며 기반을 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룹은 또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과도 관련이 깊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설악산의 관광자원 개발에 관심을 보였으며, 이러한 정책적 기조는 이후 대유그룹이 설악산 케이블카 운영을 맡게 된 배경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 사업이 정부와의 오랜 관계를 통해 성사된 사례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19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이진혁 부장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8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해 극심한 생계 곤란을 겪고 있음에도 경영자로서 책임을 회피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한 임금 체불에 가담한 그룹 계열사 전·현직 대표 3명에게 징역 6월에서 3년까지의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박 회장과 그룹 비서실장이 받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전직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배경 때문에 사회적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박 회장은 2020년 10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위니아전자와 위니아 근로자 800여 명의 임금과 퇴직금 470억 원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변제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피해자들의 분노를 샀다.

법정에서 선고 직후 박 회장이 보인 옅은 미소는 방청석에 있던 피해 근로자들의 공분을 불렀다. 금속노조 위니아전자노동조합 강용석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특권 의식이 이번 사건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며 “근로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솜방망이 처벌에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이번 판결 외에도 광주지역 계열사 근로자 251명의 임금·퇴직금 114억 원을 체불한 혐의로 광주지법에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어 앞으로의 법적 결과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가족관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첫번째 부인 김호남씨 사이에서 태어난 장녀 박재옥(남편 한병기 전 국회의원)의 딸 한유진씨와 결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선 이복언니의 사위여서 조카사위인 셈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이 MB 정권 후반기부터 박 전 대통령 시기에 가파르게 급성장했는데 재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후광'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루머까지 돌았었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