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한수원의 바라카 원전 공사비 이의제기, 매우 유감"
"팀코리아가 UAE 발주처에 추가 정산 요구할 문제"

X
UAE원전 4호기 전경 [한국전력 제공]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한국전력0](이하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수원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정산 과정에서 한전에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모회사와 자회사의 ‘집안싸움’으로 비화한 것이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한수원의 요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 사장은 “팀코리아가 협력해 증빙과 논리를 갖추고 UAE 발주처에 요청해 정산해야 하는 문제인데, 자회사인 한수원이 모회사인 한전을 상대로 클레임을 제기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은 2009년 한전이 한수원을 포함한 ‘팀코리아’의 대표로 약 20조 원 규모의 바라카 원전을 수주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원전 건설 과정에서 예상보다 공사비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한수원이 지난해 말 한전에 추가 비용 정산을 공식 요구했다. 정산 요구 금액은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에 달한다.

김 사장은 “한전은 한수원의 클레임에 대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에 대해 정산 청구를 했으며 현재 실무 협상과 중재 준비 과정에 있다”며 “한전과 원만히 합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정산 문제를 넘어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신뢰와 협력 관계에 균열을 드러낸 사례로 보고 있다. 팀코리아의 협력 정신이 약화될 경우, 향후 해외 원전 수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