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호동 인사쇄신' 폭풍전야...이번주 농협금융 회장·계열사 대표 대폭 물갈이

이번주 농협금융 계열사 주총 잇따라 열고 대표와 임원 등 대폭 교체할 듯
임기 2년 못채운 임원들도 '사퇴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도 나돌아

정구학 기자 승인 2024.12.12 16:21 | 최종 수정 2024.12.16 17:04 의견 0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연합뉴스]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NH농협금융지주와 주요 계열사의 리더십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면서 농협중앙회가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의사를 포기한 데 이어 계열사 대표들까지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이번주 주총을 열고 인사를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3월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농협 조직 전반이 '폭풍전야'와 같은 분위기를 맞고 있다.

◇이석준 회장, 연임 포기로 물꼬…조직 쇄신 가속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준 회장은 최근 NH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해 오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 회장은 농협중앙회 내부에서 제기된 조직 쇄신 요구와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 농협은행의 잇단 금융 사고에다 최근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예고 등을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석준 회장의 연임 포기는 농협중앙회 내 계열사 전반의 리더십 재편과 연결되며, 강호동 회장의 인사 영향력 강화와 맞물려 조직 개혁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리더십 교체는 강 회장이 자신만의 색깔로 농협 조직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열사 대표 대거 교체…전임 체제 임원 정리 본격화

농협중앙회는 이번 리더십 교체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기조로 금융 계열사 임원들을 대거 정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농협은행장,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들까지 교체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임기가 2년을 채운 임원뿐 아니라,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임원들까지도 일정 보수를 주고, 조기 교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내부 관계자는 “이번 교체 작업은 강호동 회장이 자신의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조직 전반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며 “농협 계열사의 구조적 변화를 도모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강호동 회장의 리더십 시험대: 내부 안정 vs 외부 쇄신

강호동 회장은 올해 3월 취임 이후 농협중앙회의 운영 방식을 재정비하고, 지역 균형과 윤리 경영 강화를 주요 과제로 삼아왔다. 이번 인사를 통해 강 회장이 내부 출신 인사를 기용해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할지, 외부 유력 인사를 영입해 외부 압박에 대응할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출신 인사는 농협 조직의 문화와 운영 방식에 익숙해 빠른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외부 인사는 금융감독원 등 외부의 압박 속에서 독립적이고 개방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조직 전반에 명확히 심고자 하는 의도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인사 개편을 단순한 리더십 교체 이상의 기회로 보고 있다. 농협의 대대적인 리더십 변화를 통해 금융 사고 방지, 윤리 경영 강화, 소비자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고, 농협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려 한다.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 속에서 농협이 어떠한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열어갈지 주목된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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